[긴급점검 '업종 대표주' (2)] 조흥은행 .. 경영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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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은 올해 경영계획을 '많은 이익을 내기보다는 자산건전성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당초 '5천억원 이상은 무난, 많게는 7천억원까지'로 예상되던 올해 순이익 목표도 전략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 1천97억원에서 5백억원대로 급감한 것도 이런 궤도수정 때문이다.
상반기에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충당금 비율을 40%에서 80%로 높인데 이어 연말까지 1백%까지 끌어올리기로 하는 등 부실기업에 대한 여신에도 충분히 안전판을 마련해 둔다는 전략이다.
조흥은행은 올해 충당금을 원래 계획보다 7천억원 늘려 1조5천7백억원 가량 쌓기로 했다.
그만큼 이익은 줄어 순이익 목표가 1천3백억원 정도로 낮아졌다.
당장의 순이익 개선은 힘들지만 미래의 수익을 보장할 보험에 드는 셈이다.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연초 계획보다 10% 가량 늘어난 1조7천6백9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게 은행측 전망이어서 표면상의 순익 감소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의 강점은 은행권 최고의 순이자 마진이다.
3조원 가량의 법원 관련 예금 등 저금리예금 비중이 34%로 업계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따라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 상승이 조흥은행의 강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굿모닝증권 권재민 연구원은 "저금리예금은 시중금리에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이므로 금리상승기에는 조흥은행의 순이자 마진이 다른 은행보다 더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조흥은행의 투자포인트는 지주회사 구상 실현,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 성공여부, 카드부문의 분사 및 매각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조흥은행은 오는 9월까지는 정부에 지주회사 설립신청서를 제출해 연말까지 자산운용과 신용카드 방카슈랑스(은행과 보험의 겸업) 부문을 자회사로 두는 금유지주회사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조흥은행은 또 자회사인 자산운용사와 은행내 카드부문의 지분을 해외매각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접촉 중이다.
이는 하반기로 연기된 해외DR 발행과 함께 주가상승의 잠재적인 모멘텀이 되고 있다.
10월 만기가 되는 신주인수권(워런트)이 약 9천5백만주에 달해 단기적으로 물량 압박을 받을 수도 있지만 주가 하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권 연구원은 "과거 몇 년동안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기업가치에 비해 조흥은행 주식이 할인돼 거래됐다"며 "하지만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개선됐고 대손충당금적립 부담도 내년 이후에는 급감할 것으로 보여 더 이상 저평가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주가는 지난 4월 8천원에 육박했다가 미끄럼을 타 최근 5천원 안팎까지 떨어져 낙폭이 심했지만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다면 그만큼 주가 복원력도 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