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신차효과 등에 의한 실적호전추세와 단기낙폭과대가 매력적인 투자포인트지만 매물압박에 따른 수급부담도 만만치 않다. 최근 파업에 따른 조업차질로 어느 정도의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파업이 끝나면서 "악재"가 사라졌다는 점에서는 호재로 분석된다. 기아차의 최대 강점은 꾸준한 실적호전이다. 지난 1.4분기에 매출 2조8천1백85억원,경상이익 1천2백67억원,당기순이익 9백8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과 순이익은 작년 동기 보다 1.6%와 14.4% 줄었지만 경상이익은 14.0% 늘었다. 매출과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쏘렌토" "카렌스 II" 등 신차출시 준비로 수출이 일시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2분기에는 "신차효과"로 실적이 큰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SK증권은 기아차의 2분기 매출(3조6천2백71억원)과 영업이익(2천2백24억원)을 기록,전년 동기 보다 17.4%와 2백33.4%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3분기에도 매출(3조4천5백61억원)과 영업이익(1천6백45억원)이 전년 동기 보다 10.9%와 30.4% 증가해 실적호전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내수와 수출을 합쳐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9% 증가한 47만2천여대를 판매했다. 6월 시장점유율이 29.6%로 지난 2000년 12월 이후 1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형트럭 시장점유율도 56%로 98년 9월 이후 45개월만에 1위를 탈환하는 저력을 보였다. 중형차 감소와 RV(레저용차량) 비중 증가로 대변되는 내수시장의 변화추세 속에 국내 자동차 업체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차종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3분기중 해외시장에서 쏘렌토 카렌스 리갈 등의 현지출시가 예정돼 있어 수출 증가도 예상된다. 주가의 단기낙폭과대도 투자메리트를 높여준다. 올들어 지난 4월과 5월초 1만5천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최근 1만원대로 떨어졌다. 실적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물량부담에도 불구하고 기아차에 대해 잇따라 "매수"의견을 내놓고 있다. 동부증권은 지난 4일 기아차의 6개월 목표주가를 1만5천원으로 제시하고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상회"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하나증권도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기아차의 주가가 과매도된 상태"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높였다. 6개월 목표주가로 1만6천3백원을 제시했다. 서울증권은 "실적개선 및 시장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을 "단기매수"에서 "매수"로 높였다. 부채비율이 작년말 1백48%에서 올 3월말 1백37%로 단기간에 1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상승할 때 마다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주식물량이 많아 수급불균형이 주가 움직임의 변수다. 우리사주 6백만주,채권단 지분 5천만주,교환사채(EB) 4천7백만주 등이 매물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