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텔레콤 같은 대기업의 품안에서 사내벤처로 '양육'된 후 독립한 중소기업들이 벤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사내벤처 1호 기업들은 기술력을 무기로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매직아이(대표 조명래)는 반도체분야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 첫 사내벤처였다. 지난 97년 자본금 5억5천만원의 독립법인체로 떨어져 나왔다. 이 회사는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된 MP3플레이어 '엠키비키'를 출시하면서 중국에 대량 수출하는 등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중국 빈션사에 엠키비키 5만대(1천만달러 상당)를 올해중 수출키로 지난 5월 계약을 체결했다. 조 대표는 "올해 매출목표 2백억원 달성은 무난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만 해도 1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조 대표는 "작은 칩에 많은 기능을 직접시키는 첨단 기술로 승부수를 걸어 히트를 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래이팩스(대표 김준영)도 삼성SDS의 사내벤처 1호 출신이다. 자본금 15억원 규모로 지난 2000년 9월 독립했다. 주요 사업은 의료영상저장정보시스템(PACS) 개발이다. 미국 병원 4곳이 래이팩스의 시스템을 채택한 실적이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4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올해는 5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래이팩스는 기술만 개발하고 국내외 판매는 삼성SDS 의료사업팀에서 맡고 있다. 에치에프알(대표 정종민)은 지난 2000년 1월 법인신고를 한 SK텔레콤의 사내벤처 원조다. 자본금이 11억5천만원인 이 회사는 무선중계기와 휴대폰(CDMA)계측장비 등을 생산한다. 이 회사도 호황을 누리며 올해 1백2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31억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 제품은 SK텔레시스에 전량 공급된다. 기협중앙회의 홍순영 조사담당 상무는 "기술력이 탁월한 기업에서 양육된 사내벤처들은 독립 후에도 직·간접적으로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아 우수한 실적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IPO팀 관계자는 "대기업 사내벤처 출신 기업들이 기업공개 적합 기업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