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올해 세전이익 규모는 15조원에 달하고 세후순이익도 10조원선을 넘을 전망이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매출액은 지난 89년 이건희 회장 취임 당시 14조원이었던데 비하면 10배 가까이로 늘어나고 이익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가 많다'는 꼬리표를 달기는 했지만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더 좋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반기에 4조원 이상의 이익을 내 증권가에 나돌던 올해 10조원 이익설이 허무맹랑한 소리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원화 환율과 D램 가격 등이 당초 예상 이상으로 호조를 보인데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체질이 강화된 점을 실적호전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삼성은 원화 환율을 달러당 1천1백50원으로 보았지만 연초 상당기간 1천3백원 근처에서 환율이 유지됐다. 또 지난해 수준으로 잡았던 D램 가격도 바닥에서 탈출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 "구조조정을 열심히 한 덕분에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종목이 13∼15개나 되고 이들 제품이 호평을 받아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하반기중에 원화환율 하락과 IT경기 부진, 미국경기 침체 우려, 대선 정국, 과다한 가계부채 등의 악재가 있지만 여전히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매출액은 1백32조∼1백34조원으로 지난해의 1백27조원에서 소폭 증가하겠지만 세전이익은 지난해 7.2조원에서 두 배가 넘는 15조원으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력제품이 시장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D램 등은 제조원가가 낮아 가격상승분이 곧바로 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삼성 각 계열사들의 여유자금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 대해 이 본부장은 "반도체 LCD 등 핵심역량 이외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M&A(기업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찾고 있지만 마땅한 기업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에서 거론된 자동차사업 재진출설에 대해서도 "누가 와서 해달라고 엎드려도 안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한편 삼성카드의 상장 추진과 관련해서는 "경영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연내에는 어려우며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