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만에 상승했다. 지난 화요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환율 급락세는 엔화 약세 등 대외여건의 변화를 반영해 누그러들었다. 달러/엔 환율은 제헌절 휴일동안 뉴욕에서 115엔대로 주저앉았다가 반등, 116엔대를 회복한 뒤 이날 오름세를 이어갔다. 단기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국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있었으며 1,170원 지지 인식과 함께 역외와 국책은행 등이 시중 물량을 많이 흡수했다. 업체의 네고물량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며 환율 상승을 제한했고 달러/엔과 수급상황에 따라 매매공방이 팽팽하게 벌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밤새 뉴욕 증시와 달러화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1,170원대의 박스권 흐름이나 반등세 연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화요일보다 3.00원 오른 1,174.80원에 마감했다. 장 막판 일부 국책은행 등의 매수세와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수요 등이 상승세를 강화했다. 장중 고점은 1,176.30원, 저점은 1,171.60원으로 하루 환율변동폭은 4.70원을 기록했다. ◆ 달러/엔 반등 주목 = 달러/엔이 저항선으로 인식되던 116.50엔을 상향 돌파, 추가 반등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외환당국도 1,170원을 지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밤새 뉴욕에서 달러/엔의 추가 상승 여부에 따라 금요일 달러/원의 움직임이 드러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일부 국책은행에서 1,172원선에서 강하게 달러사자에 나서면서 달러되사기(숏커버)와 달러매수(롱)플레이가 함께 진행됐다"며 "달러/엔도 116.50엔을 회복하며서 달러매수가 편하다는 인식이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업체들은 파생상품 헤지분 관련 공급이 앞섰으나 한은 발언이후 달러매수초과(롱)과 달러매도초과(숏)이 혼재했다"며 "포지션은 아직 있어뵈나 달러/엔 방향따라 1,170∼1,18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정유사나 중공업 등지에서 네고물량이 많이 나왔으나 역외세력이 롤오버성 매수에 적극 나서 물량을 흡수한 것 같다"며 "일부 국책은행에서도 막판 물량을 많이 거둬갔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쉽게 빠지지 않고 단기 바닥을 다지고 있는 듯한 그림이 되고 있다"며 "정부도 1,171원 정도에서 지키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어 1,170원 밑으로 빠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달러/엔 116엔대 오름세 = 달러화가 뉴욕 증시의 반등과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긍정적인 경제인식으로 약세 추세가 누그러졌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증시 반등으로 116.29엔을 기록, 직전일 29개월 최저치까지 내몰리며 115엔대로 진입했던 흐름에서 상승 반전했다. 이날 달러/엔은 이런 흐름을 이어받아 도쿄장에서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과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관련 소식 등으로 116.51엔대 중반으로 뛰어올랐다. 오후장에서 달러/엔은 일시적으로 116.21엔까지 오름폭을 덜어냈다가 재반등, 오후 4시 54분 현재 116.90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개장초 100엔당 1,009원선까지 올랐다가 반락, 1,004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627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0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사흘째 '팔자'에 주력했으나 외환시장 수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화요일보다 1.20원 높은 1,173.00원에 출발한 환율은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9시 40분경 이날 고점인 1,176.3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달러 공급으로 차츰 되밀린 10시 37분경 이날 저점인 1,171.60원까지 흘렀으나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재반등, 1,173원선으로 올랐다. 그러나 오전장 후반 업체 네고에 재차 밀려 보합권으로 내린 뒤 1,173.0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엔화 강세로 오전 마감가보다 0.80원 낮은 1,172.2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시 38분경 1,172.00원까지 내려선 뒤 주로 1,172원선에서 붙박혀 있다가 달러/엔 상승을 따라 3시 12분경 1,173.60원까지 반등했다. 이후 환율은 수급 공방을 따라 1,172∼1,173원을 왕복하다가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4시 26분경 1,175.00원까지 올라섰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0억2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7억7,11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7억7,770만달러, 6억9,790만달러가 거래됐다. 19일 기준환율은 1,173.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