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의 비용처리가 불가피해졌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권에서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영실적 향상을 위한 당근이던 스톡옵션은 이제 기업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됐다. 이와 관련,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스톡옵션의 비용처리시 미국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아시아와 유럽기업들의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는 대세가 됐다"며 각 기관들의 분석을 인용,이같이 전했다. ◆미국 유럽 아시아 순으로 타격=신용평가사나 증권사들은 스톡옵션을 비용처리할 경우 미국 기업들의 순익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기업은 순익감소율이 23%에 달하는 반면 유럽기업은 10%,아시아기업은 6%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S&P500지수에 편입된 미기업들의 지난해 순익이 23% 줄어들게 된다"며 "때문에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도 38에서 48로 높아져 뉴욕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독일 드레스드너 클라인워트증권은 전체 유럽기업들의 순익은 평균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스톡옵션규모가 큰 첨단기술업종만 계산하면 감소율이 20%이나,그래도 미기업의 평균감소율보다는 훨씬 적다는 것이다. 아시아기업의 순익감소율은 6.8%에 그칠 것이라는 게 시장조사업체 CLSA이머징마켓의 분석이다. ◆비용처리 시기와 파장=스톡옵션의 비용처리 시기는 미국이 가장 빠르고 아시아 유럽 순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연내 기업회계개혁법이 제정된 후 대부분의 기업들이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털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하원이 절충에 들어간 회계개혁법안에는 스톡옵션의 비용처리 명문규정이 없으나,S&P 등이 기업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수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모델을 따르고 있는 아시아기업들도 미국과 다소 시차를 두고 스톡옵션의 비용처리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에서는 빨라야 2005년부터 스톡옵션의 비용처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럽기업들의 회계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이사회(IASB)는 최근 스톡옵션을 비용처리키로 합의하고,시행시기를 2005년 이후로 정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