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테러위협국에 대한 선제공격론을 천명한 가운데 미국과 테러전확전 대상인 이라크, 그리고 영국과 러시아 등 이라크전 주요 이해당사국들이 전쟁불가피론과 반대론, 전쟁계획수립과 응징결의로 맞서며 외교공방전을 강도높게 펼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5일 연설을 통해 이라크를 겨냥, "세계 최악의 무기를 가지고 미국을 위협하는 세계 최악의 지도자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력 경고한데 이어 16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을 공격으로부터 수호하는 것이 국가의지상과업"이라며 국토안보전략을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별도 회견에서 테러전 확전시 우방과 협의하겠다고 다짐했으나 만약 미국에 대한 대규모 제2의 테러공격이 감행될 경우, 이를 명분으로 곧바로테러위협국으로 지목한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관측통들은 전망했다. 이와 관련,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라크 공격계획을 포함, 미국의 긴급 전쟁계획을 총체적으로 점검, 현상황에 맞도록 재수립토록 지시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 답변을 통해 이라크 공격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이라크의 위협을 고려할 때 군사행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9.11 테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위협이나 위험이 구체화되기 전에 이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의 선제공격론에 동조했다. 베이징을 방문중인 영국의 잭 스트로 외무장관도 북한을 비롯, 이라크는 군축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라크가 벌이고 있는 국제적 속임수에 책임을 물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의회와 수뇌부는 사담 후세인 체제를 겨냥한 테러전 확전 움직임과 관련, 이라크 국민과 군은 어떠한 적의 공격에 대처할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면서 미국은 전쟁시 "결코 잊지못할 교훈"을 얻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는 15일 의회 특별회의 결의에 이어 이날에도 수뇌부가 나서 미국의 전쟁위협을 경고, 응징결의를 높이며 아랍연맹과 유엔 안보리 임시회의 개최를 긴급 요구하고 나섰다. 미-영-이라크간 외교공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16일 유엔의 승인이 전제되지 않은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제프리 훈영국 국방장관과 회담을 끝낸뒤 가진 공동회견에서 "우리는 유엔승인을 얻지 않은 어떠한 공격계획도 지지할 수 없다"며 "이라크는 우리의 오랜 우방이자 채무국이기때문에 현 사태에 무관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훈 장관은 이에 대해 "이라크는 현재 국제안보와 평화에 심각한 위협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라크 공격계획에 동조,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이라크 확전문제를 놓고 적지 않은 이견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