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들이 기업 보고서를 내기 전에 이메일이나 전화로 특정 펀드매니저 등 제3자에게 사전에 내용을 알려주고도 이런 사실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투자등급을 놓고도 증권사마다 다른 의미로 사용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사실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조사해 16일 발표한 증권사 및 애널리스트의 조사 분석자료 작성과 공표 실태 점검결과에서 밝혀졌다. 금감원은 밝혀진 문제점들에 대해 오는 4·4분기 중 감독제도 보완책을 마련,시행할 계획이다. ◆이해관계 공시 태만=애널리스트들은 조사 분석자료를 공표하기 전에 기관 등 제3자에게 미리 제공하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개인 e메일이나 전화 등을 통해 보고서의 핵심내용만 은밀히 유출시키기 때문이다. 또 지난 3월부터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을 보유한 종목을 추천할 경우 증권사가 분석자료에 공시토록 의무화했지만 일부 증권사는 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계열사를 추천하는 경우 계열관계를 표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등급·목표가격 의미 달라=A증권사는 '매수(Buy)'등급을 10∼20%의 수익률이 기대될 때 사용하는데 반해 B증권사는 30% 이상의 수익률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쓰는 등 투자등급에 대한 정의가 제 각각이었다. 투자등급의 단계도 2개사는 3단계지만 16개사는 5단계,6개사는 4단계,2개사는 6단계까지로 돼 있다. 같은 등급이라도 목표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목표가격이 72만원에서 48만6천원까지 20만원이 넘기도 했다. 특히 조사대상 26개사 중 11개사는 '매도(Sell)'라는 용어를 아예 쓰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투자등급과 목표주가의 합리적 운용을 위해 다음달부터 보고서를 낼 때 과거 1년간의 투자등급과 목표주가 추이를 함께 게재토록 할 방침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