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1일부터 시작된 자동차보험 가격자유화가 시행 1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 1년간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비자의 구매행태를 들 수 있다. 보험 설계사 등으로부터 얻는 일방적인 정보에 의존해 보험계약을 체결하던 과거의 수동적 구매행태가 줄어들고 본인 스스로 보험사들의 가격을 비교해 가입하는 능동적인 구매행태가 늘어났다. 이러한 소비자 구매행태 변화는 판매채널의 다양화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보험소비자 들은 종래의 전통적인 전속대리점이나 설계사뿐 아니라 인터넷.전화 등을 통해 자동차보험의 직접 구매가 가능해졌다. 가격비교 웹사이트의 등장은 소비자로 하여금 회사간 가격비교를 가능하게 하였고 가입보험사 변경을 용이하게 만들어 소비자 중심 영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했다. 가격자유화는 보험회사를 꼼꼼히 비교해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 스스로의 인식변화를 통해 소비자 구매행태에 변화를 가져 왔다는 것에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 다른 긍정적인 변화로는 다양한 상품의 등장을 들 수 있겠다. 긴급출동서비스 관련 상품을 비롯 사고시 보상혜택을 크게 늘린 고보장 상품과 여성운전자 전용, 온라인 전용상품 등에 이르기까지 보험사마다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톡톡 튀는 상품을 선보이며 보험계약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의 성별이나 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고객 맞춤형 상품까지 등장했다. 가격경쟁을 통해 보험회사들의 자발적인 경영합리화와 경쟁력제고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 것도 가격자유화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가격경쟁시장에서는 능률 향상에 따른 가격인하능력은 시장경쟁력의 향상을 의미하고 비능률적인 보험사는 시장에서 도태하기 때문에 현재의 적극적인 자동차보험 가격경쟁 자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경쟁에는 부정적 측면도 없지 않다. 능률 향상이 수반되지 못한 무리한 가격경쟁은 보험사의 부실화와 파산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에는 항상 능률 향상이 수반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동안 국내 보험사들은 자신의 체력 이상으로 무리한 가격경쟁을 해 온 경향이 없지 않았다. 무리한 과당경쟁은 보험사의 파산을 초래할 수 있고 그 결과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불이익으로 귀착된다. 최근 들어 지나친 가격경쟁에 따른 폐해를 실감한 보험사들이 무분별한 가격인하 경쟁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가격자유화 2년째를 맞는 올해는 자동차보험시장의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변화는 합리적이고 건전한 경쟁의 바탕 위에서 전개될 것이다. 감독당국도 시장 안정화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비정상적인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감독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 먼저 각 보험사들의 가격인하가 적정한 손실경험 통계와 능력에 기초한 것인가를 심의해 무리한 가격인하를 방지함은 물론 보험사 스스로 흡수 가능한 인상요인을 소비자에게 무조건 전가하려는 가격인상도 방지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비자 니드에 부응하는 다양한 상품개발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해 소비자의 보험욕구가 더욱 충족되도록 할 것이다. 자동차보험 가격자유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장경쟁으로 보험사들의 능률 향상을 유도하고 이에 따른 가격인하를 통하여 소비자의 복지를 증대시키는데 있다. 가격자유화의 이런 기본취지가 훼손됨이 없이 유지되고 더욱 제고되기 위해서는 시장참여자인 보험소비자와 보험사업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며, 감독원도 가격자유화의 궁극 목적이 조기에 달성될 수 있도록 감독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행해 나갈 것이다. 박용옥 < 감독원 특수보험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