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여인천하'의 뒤를 이어 김두한의 일생을 그린 월·화 대하드라마 '야인시대'를 오는 29일부터 방송한다. 김옥균의 손자,김좌진의 아들이었지만 배운 것 없는 주먹황제로 평생을 살아야 했던 김두한의 비운은 영화,드라마의 고전적인 소재였다. 건달 협객 풍운아 등 김두한을 부르는 별칭은 많지만 이번에 SBS가 조명할 김두한은 '야인(野人)'으로서의 김두한이다. 드라마는 김두한이 사카린 밀수사건을 계기로 일으킨 유명한 '국회 오물투척 사건'으로 시작한다. 그의 용기와 무모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하는 '야인시대'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 김두한의 어린시절부터 그의 일대기를 훑는다. 전체를 1,2부로 나눠 1부에서는 해방 전 불우했던 고아 김두한의 어린시절과 종로 일대를 장악한 주먹황제로서 일본인들과 투쟁하는 청년기를 그린다. 2부에서는 해방 이후 좌우 이데올로기의 대립,한국전쟁,4·19 학생운동,5·16 군사쿠테타에서 박정희 독재정권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 앞에 놓인 김두한의 험난한 중·노년기를 보여주게 된다. '야인시대'의 극본은 '용의 눈물' '태조 왕건' 등 선 굵은 대하드라마들을 주로 집필한 거장 이환경 작가가 맡았다. '형제의 강' '덕이' 등으로 잘 알려진 장형일 PD는 연출을 맡았다. 김두한의 어린시절은 '명성황후'에서 호연한 아역배우 곽정욱이 맡고 청년시절과 장년시절의 김두한은 '용의 눈물'에서 열연한 안재모와 '태조 왕건'의 궁예 김영철이 각각 맡는다. "무식하지만 진지한 내면을 지닌 한 시대의 풍운아를 제대로 그려내기 위해 연기력을 중심으로 캐스팅했다"는게 장형일 PD의 설명이다. 김두한 외에도 '장군의 아들'에서 신현준이 맡았던 하야시 역은 이창훈,김두한을 연모해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헌신적으로 돕는 명월관 기생 설향 역은 허영란이 맡아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의 호흡을 잇는다. 그 외에 정영숙(친조모 역) 고두심(외조모 역) 이순재(원노인 역) 조형기(외숙 역) 등 기라성 같은 중견 연기자들의 연기 대결도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