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적 결사체 아프리카단결기구(OAU)가 창설 39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를 계승한 아프리카연합(AU)이 9일 공식 출범한다.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개최된 OAU의 마지막 정상회의에서 타보 음베키남아공 대통령은 개막연설을 통해 아프리카의 새로운 출발을 강조하면서 각국 정상들에게 "단결과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AU의 초대의장인 음베키 대통령은 "지난 40년간에 걸친 우리의 노력은 세계와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적 관계의 내용과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OAU의 해체와 함께 이 기구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레비 음와나와사 잠비아 대통령은 "우리가 아프리카연합을 설립함에 있어 민주주의와 선정, 인권존중, 법에 의한지배 등의 원칙을 강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AU의 주창자로 알려진 모아메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평의회 의장은 "우리를 돕기를 원하는 사람은 모두 환영하겠지만 조건을 부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거지가 아닐뿐더러 자긍심과 위엄으로 가득차 있다"면서 "우리는 가르쳐 줄 사람이 필요한 학생이 아니며 우리의 친구에게는 친구, 적에게는 적"이라고 말해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강조했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AU와 그 지도자들의 다짐이 성공을거두기를 바라며 오는 11월 EU-아프리카 각료회의를 통해 새로운 협력의 시대가 열리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리카의 열악한 조건을 지적하면서 "그같은 조건에서 성공적인 연합체를 건설하는 데는 대단한 정력과 강철같은 정치적 의지와 더불어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협상과 타협을 받아들일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지적했다. OAU는 지난 63년 5월 아프리카 국가들의 식민지 잔재 청산과 상호 연대를 위해창설됐다. OAU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아파르트헤이트)의 반대에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으나 지역내 20여건의 분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역할 한계론이 대두돼 왔다. OAU는 국가주권 인정과 불간섭주의를 핵심 원칙으로 채택했다. 반면에 AU는 더많은 해외원조를 대가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민주주의를 이행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신파트너십(NEPAD)'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EU를 느슨하게 모방한 AU는 의회, 중앙은행, 사법재판소, 평화유지군 등 OAU에는 없었던 제도와 기구들을 갖추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단일통화도 마련할 계획이다. AU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바탕을 둔 자체 안전보장이사회를 둬 94년 약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르완다 대량학살과 같이 반인도범죄와 연관된 분쟁에 개입,아프리카군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OAU는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지도자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2000년의 결의를 근거로 대통령 당선자를 두고 분쟁을 빚고 있는 마다가스카르의 정상회의 참석을 배제했다. (더반 AP.AF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