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주문수탁생산) 업계 경쟁업체인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남반도체는 8일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으로부터 주당 액면가 5천원에 각각 5백억원과 1백억원을 출자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남반도체 관계자는 "아남은 규모의 경제를 위해 생산라인을 늘릴 필요가 있는 반면 동부는 생산라인은 있지만 신규회사에서 거래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증자는 양 회사의 생산라인과 거래처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 목적의 출자"라고 설명했다. 아남측은 증자대금 6백억원의 사용용도에 대해 기존 디지털신호처리(DSP)칩 외에 새로운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설비자금이라고 밝혔다. 동부측은 이번 출자를 통해 모두 9.7%의 아남반도체 지분을 확보, 경영에도 일정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아남반도체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의 출자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으나 미국의 앰코테크놀로지(ATI)가 아남반도체의 지분 42%를 확보한 대주주여서 당장 경영권 인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동부화재의 경우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출자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의 투자자금은 자기자본 3천1백92억원의 15.6%에 달하며 단일종목에 투자하는 금액으론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남반도체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사와 기술제휴 및 구매계약을 맺고 지난 96년 처음으로 반도체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으며 미국의 본사 ATI를 통해 TI에 주로 수출하고 있다. 월 3만장의 웨이퍼가공능력을 갖춘 아남반도체는 지난해 2천56억원의 매출을 올려 반도체파운드리 생산시장의 약 4%를 점유했다. 그러나 2천2백85억원의 적자를 기록, 재무구조가 악화됨에 따라 투자유치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왔다. 최근 반도체 주가가 반등하면서 8일 현재 주가는 6천80원을 기록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