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좌절과 희망] (5) 그래도 희망은 I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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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정보기술)산업은 생산성 향상과 물가안정,고용증대등 미국 경제성장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1996년부터 99년까지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4%였던 반면 IT산업 성장률은 22%에 달했으며 2000년에도 경제성장률 4.7%,IT성장률 19%였다. '신경제(New Economy)하에서 경기순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극단적 낙관론과, '신경제는 허상일뿐'이라는 비관론 모두 잘못된 것이다"
지난 4월 발간된 미국 상무부의 '디지털 이코노미 2002'보고서는 몇 년간의 IT 버블 붕괴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이처럼 집약해 놓고 있다.
미국 UCLA 경영대학원인 앤더슨스쿨의 에드워드 리머 교수는 "1990년대 말 미국경제의 생산성 향상 동력은 IT 혁신이었다"며 "문제는 비전없는 기업에 필요 이상의 돈이 투자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증시 급락은 IT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서라기보다는 주요 기업의 분식회계와 막대한 무역·재정 적자에 기인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IT는 21세기를 이끌 핵심 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빌게이츠 회장은 그의 저서 '미래로 가는 길'과 '생각의 속도'에서 미래를 이끌 구체적인 IT 비즈니스로 언제(Anytime) 어디서나(Everywhere) 정보를 활용하고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제품·서비스를 들었다.
실리콘밸리의 비영리단체인 조인트벤처 실리콘밸리 네트워크도 '인터넷의 생활화(Internet Everywhere)'와 관련된 기술을 꼽았다.
IMT-2000(차세대 영상 이동통신)으로 대표되는 3세대(3G) 이동통신을 비롯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비즈니스 △디지털방송 및 기기 △게임 △바이오기술과 융합한 BIT 등도 21세기를 이끌 유망 제품·서비스로 거론된다.
시장조사기관인 오범 등에 따르면 모바일 비즈니스 세계시장만 해도 오는 2005년 최대 2천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국가와 기업들이 3G 이동통신 조기 서비스와 디지털제품 수출 경쟁력 제고,인터넷 서비스 고도화 등을 적극 추진 중인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 MS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각각 '닷넷'과 '썬원'규격을 앞세워 인터넷으로 e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웹서비스 분야에서 경합 중이며 일본 NTT도코모는 비동기방식 3G 이동통신서비스 '포마'와 무선인터넷 'i모드'로 세계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유럽 통신사업자들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나 2004년께 3G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도 IMT-2000과 무선인터넷에서 지속 성장의 계기를 찾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체들은 3세대 컬러휴대폰과 CDMA장비,디지털TV 등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닷컴기업 가운데서도 NHN 다음 프리챌 등 수익기반을 갖추고 해외로 진출하는 곳이 생겨나는 추세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재윤 수석연구원은 "최근 IT산업의 침체는 철도나 전기 방송산업 등이 그랬듯 산업 발전 초기에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한국경제의 희망은 IT산업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