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전망] 수출 주도 6%대 '쌍끌이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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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경기전망은 밝은 편이다.
지난해말 내수소비 증가와 주식.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시작된 경기회복의 따뜻한 기운이 올들어서는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3.0%에 그쳤던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증가율)은 수출.투자 회복에 힘입어 올해 6%선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1.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은 5.7%였다.
2.4분기 이후부터 경제성장률이 6%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5~6%로 추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우 양호한 수치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먹구름도 짙어지고 있다.
최근 주가 환율이 급락했고 미국발 경제위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 불안요인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갓 회복된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내수가 견인한 성장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7%였다.
지난 4월 한은이 발표한 경제성장 전망치 4.7%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다본 4.9%보다 훨씬 높았다.
경기가 올초부터 활황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내수소비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1.4분기 민간소비는 8.1% 늘어났다.
내수소비가 성장에 기여한 비율은 85.4%로 수출의 성장기여율 14.6%보다 훨씬 높았다.
이 기간중 산업생산은 3.9% 성장한 반면 서비스업은 10.7% 증가하는 고속성장을 나타냈다.
수출 투자도 증가세 =올 1~5월중 수출은 6백55억달러, 수입은 6백8억달러였다.
무역흑자는 47억달러였다.
수출은 지난 4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4월중 수출실적은 전년동기대비 9.2% 증가한데 이어 5월에도 7.3% 늘어났다.
5월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수출금액은 1백43억달러로 전달의 1백32억달러보다 11억달러나 많았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입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환율하락과 경기회복의 여파로 소비재 수입이 5월중 25%나 늘었다.
설비투자에 필수적인 자본재 수입도 이 기간중 17%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용 물가는 안정세 유지 =실업률은 지난 5월중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낮아졌다.
취업자중 상당수가 일용직 임시직으로 채용돼 고용구조는 악화됐지만 전반적으로 고용시장은 하반기에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한 2.9%로 지난 97년 11월(2.6%) 이후 4년6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실업자 수도 4월보다 4만6천명 줄어든 66만1천명이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2.2%로 외환위기 이전인 97년의 평균치(62.2%)를 처음으로 회복했다.
실업자가 줄어든 것은 농림어업 부문 취업자가 늘었고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서도 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6월의 경우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11월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
이에 따라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 상승하는데 그쳤다.
소비자물가가 안정된 것은 건강보험료 이동통신요금 등 공공요금이 내린데다 환율하락으로 수입물가도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7월에는 7백82개 품목의 건강보험약가가 2.98% 인하되는 등 당분간 물가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재경부는 예상하고 있다.
미국경제 불안감 확산 =올해초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기가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미국기업들의 경영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면서 다우지수 등이 최근 급락했고 달러화 가치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및 미국발 금융위기 가능성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일본경제도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약간씩 살아나고 있지만 금융권을 짓누르고 있는 기업부실 문제를 좀처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우루과이 페루 등 남미의 최근 경제위기도 세계경제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우루과이 페소화와 브라질 헤알화가 급락하는 등 남미국가들의 외환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이미 국가부도 상태인 아르헨티나와 대통령 퇴진요구 시위 등 정정불안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통화 가치도 연일 하락하면서 중남미 경제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불안요인 최소화해야 =올해초 소비와 건설부문에서 나타난 경기활황은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득효과의 영향이 컸다.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리면서 내수가 살아나고 이에 따라 경기가 회복되는 양상이었다.
이같은 추세가 경기 선순환으로 이어지려면 앞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살아나야 한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이에 따른 국가이미지 제고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경우 또 한번의 국운융성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월드컵 성공을 경제 성공으로 이끌어내면 먼저 여러가지 불안요인들을 없애거나 부작용들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나타나는 집단 이기주의는 사회 분위기를 이완시키고 구조조정을 마무리짓는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인한 국제경쟁력 약화, 미 법무부의 메모리 반도체업체에 대한 가격담합조사 등 반도체업계의 어려움 가중, 가계대출 증가로 발생하는 자산버블(거품) 가능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확대 등은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들이다.
이같은 위험요인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올들어 타오르기 시작한 경제의 불씨가 다시 꺼질 가능성은 언제든지 현실화될 수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