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8개월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주 환율 하락 흐름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셈. 달러/엔 환율이 지난주 말을 거치는 동안 121엔대로 내려서 달러/원의 하락 출발을 종용했다. 시장은 전 세계적인 미국 달러화 약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는 일단 아래쪽으로 완연하게 기운 가운데 한일 정부의 구두개입이 추가 하락을 막고 있다. 지난주 후반 5,000억원에 육박한 외국인의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의 등장이 예상되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1차 지지선으로 1,210원이 지목되고 있으나 물량 공급이 본격화될 경우, 이 선이 붕괴되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3분 현재 지난 금요일보다 6.90원 내린 1,212.50원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미국 달러화 급락으로 1,214.7원까지 내려선 끝에 1,216.00/1,217.50원에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보다 5.10원 낮은 1,214.3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이내 낙폭을 확대, 9시 32분경 1,210.70원까지 미끄러졌다. 지난 2000년 12월 20일 장중 1,209.50원을 저점으로 기록한 이후 최저치. 이후 환율은 재경부의 구두개입으로 조금씩 반등, 9시 37분경 1,212.70원으로 올라선 뒤 매매공방을 펼치며 1,211∼1,212원을 오가며 등락중이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원화환율이 특정통화 동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는 그동안의 원화절상폭이 상대적으로 급격한 것을 우려하며,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급락이 예상된 탓에 정부의 구두개입이 있었으나 많이 오르긴 힘든 시장 여건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일 양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1,210원이 지켜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엔/원이 990원대로 올라서 추가 하락의 여지가 있고 거래가 본격화돼 물량이 나오면 1,210원도 깨지기 쉽다"며 "반등해도 1,213∼1,215원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이 시각 현재 121.67엔으로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 등으로 지난주 뉴욕 종가에서 반등하고 있다. 달러/엔은 지난주말 일본 정부의 개입에 대한 우려가 희석되면서 한때 120.87엔까지 급락하는 등 121.40엔에 마감,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최저치를 가리킨 바 있다. 미조구치 젬베이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엔화 상승이 과도하며 급격한 외환시장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필요에 따라 외환시장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원 환율은 엔화 강세의 정도가 원화를 앞질러 100엔당 995원선으로 올라섰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76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6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