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날아든 "반도체 쇼크"가 삼성전자에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업체에 대한 미 정부의 조사와 애플 컴퓨터 등의 실적부진 전망 등 악재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면서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19일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만4천5백원(3.99%) 떨어진 34만8천5백원에 마감됐다. 최근 3일간 외국인의 매수세 속에 반등세를 보였던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락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8백5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외국인의 거래소시장 전체 순매도 금액(1천5배2억원)의 57%를 차지하는 규모다. 외국인의 매물이 쏟아져 거래량도 지난 5월15일 이후 두달여만에 1백만주를 웃돌았다.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론에 대한 조사가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반도체 업계에 대한 조사는 업체간 가격담합을 어렵게 만들고 PC 메이커와의 가격 교섭력을 약화시켜 반도체 D램 고정거래가격의 약세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 팀장은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D램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불과해 마이크론에 대한 조사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애플컴퓨터와 AMD 등 대표적인 IT(정보기술)기업들이 잇따라 실적부진 경고를 내놓는 상황이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2·4분기까지는 그런대로 실적호전세를 유지하겠지만 3분기부터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대신경제연구소 진영훈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에 대한 제소는 반독점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PC업체들에 의해 제기돼 왔던 가격담합 혐의에 관한 것"이라면서 "담합 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령 삼성전자 마이크론 하이닉스 등이 처벌받게 되더라도 그 피해는 오히려 수요업체인 PC메이거 등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동양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도 "D램 업계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조사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는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펀더멘털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선임연구원은 "마이크론에 대한 제소는 가격담합 때문일 가능성이 높고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CSFB증권은 이날 원·달러 환율하락세를 반영,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63만원에서 55만원으로 낮췄다. 내년 영업이익(7조4천1백75억원)과 순이익(7조1천4백19억원) 추정치를 종전 전망치보다 각각 16.3%와 11.4% 낮췄다. 이에 앞서 JP모건증권도 지난 17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 60만원에서 47만원으로 떨어뜨렸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