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가 주가 폭락으로 3월초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리는 오전중 보합권에서 소폭 등락했으나 정오께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미국 법무부로부터 불공정 행위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국내 주가가 급락하자 동반하락했다. 금리가 큰 폭 하락했지만 채권 시장에서 경계 매물이나 차익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았으며 의미있는 반등 시도 한번 없었다. 한국은행의 제조업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2개 분기 연속 기준치인 100을 웃돌았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채권 시장에 반영될 겨를이 없었다. 19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5.89%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일 5.71%를 기록한 뒤 최저치다. 금리는 보합세로 출발한 뒤 오전중 상하 2%포인트 범위 안에서 미동했지만 오후 들어 급락, 5.90%선을 깼다. 금리 움직임은 주가 움직임에 철저히 연동됐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4.08%, 코스닥지수는 3.92% 급락했다. 국고 3년물과 통안 2년물 금리 곡선이 붙었다. 통안 2년물 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한 5.89%를 기록했다. 통안채의 경우 금리 하락 속도가 빠를 경우 한국은행이 공급을 늘리 것이라는 전망으로 국고채보다는 수익률 하락세가 강하지 않았다. 국고 5년물 2002-5호 수익률은 0.06%포인트 하락한 6.29%를 기록했다. 통안채 1년물은 0.02%포인트 밀린 5.37%로 마감했다. 회사채 금리 역시 큰 폭 하락했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0.05%포인트 하락한 6.72%를,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0.05%포인트 하락한 10.66%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은 나흘 연속 상승했다. 9월물은 4만3,274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31포인트 상승한 105.03으로 마감했다. 역시 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해 정오 무렵 일부 은행의 매수세로 급상승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은행은 1,531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746계약, 852계약 순매수했다. ◆ 금리, 주가 연동한 추가하락 가능성 = 금리가 나흘동안 0.20%포인트나 하락했지만 채권 매도세를 찾기 어려웠다. 지난 4월 9일 6.58%를 기록한 후 0.69%포인트나 하락했지만 이익을 본 세력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굿모닝증권의 김일구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기관은 금리 상승을 대비해 최근 금리 하락폭이 적은 1년미만 채권만 사두거나 FRN(변동금리부채권) 중심으로 운용해 이익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장기물을 운용하는 연금이나 보험사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하반기 채권 매수 자금 배분을 늘렸으나 금리가 예상밖으로 하락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리가 하락해도 매도세는 제한될 수 밖에 없고 앞으로도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삼성선물의 최완석 과장은 "금리는 단기적으로 지난 2월말과 3월초에 기록했던 5.71%를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과장은 "금리 하락이 주가에 연동됐고 오늘 주식시장 하락은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관련한 일시적인 악재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악재 해소로 인한 주가 반등과 금리 상승 가능성을 항상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