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 코리아] 월드컵 효과 : 일본, '매출 대박'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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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폭 지원했던 선수가 대표팀에서 탈락한 것은 유감입니다.하지만(우리 회사가)월드컵 특수를 상당히 누린 것은 분명합니다"
AV(음향,영상기기) 메이커로 한.일 월드컵 공식 파트너업체인 일본 빅터의 구리다 슈지이사.
그는 왼발 프리킥의 명수이자 이 회사의 광고모델인 나카무라 스케 선수가 대표팀에서 탈락,선전효과의 차질을 우려하기도 했지만 영업 일선에서 들리는 소식은 청신호로 가득하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이 회사는 당초 일본 경제가 워낙 침체된 탓에 월드컵 특수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고,실제로 3,4월 매출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대회 개막을 1개월 앞둔 5월초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위성방송 시청용 디지털 텔레비전의 출고대수는 5월 한달간 작년 동월대비 70% 급증했다.
VTR 수요도 폭발,출고대수가 80% 이상 늘어났다.
일본 빅터의 경험은 월드컵대회가 일본 경제에 안겨주고 있는 임팩트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현장 리포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대표팀이 좋은성적을 올리며 월드컵 열기가 절정을 향해 치닫자,경제현장도 그만큼 뜨거워지고 있다.
고기능,고가 텔레비전을 비롯한 가전과 식음료,여행운수,스포츠용품, 위성방송등의 업종은 월드컵 효과를 실감나게 만끽하고 있다.
스미토모생명 종합연구소는 일본의 16강 진출 그 자체만으로 1천2백억엔 정도의 경기부양 효과가 추가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분야별로는 스포츠용품이 가장 재미를 보는 업종이다.
일본-러시아 시합이 열린 지난 10일 요코하마 경기장 주변의 매장들은 한곳에서만 하룻동안 티셔츠를 1천장 넘게 팔았으며 새벽까지 고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스포츠용품 메이커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도 바뀌어 아식스는 도쿄증시에서 지난 11일 주식거래량이 6백40만주를 넘으며 평소의 23배나 늘어난 진풍경을 연출했다.
모든 시합을 생중계하는 위성채널 스카이 퍼펙트는 연초까지만 해도 하루 가입자가 1천5백여명 정도였으나 5월 말부터 신규가입자가 연일 6천명을 넘고 있다.
독일, 아일랜드산등 수입맥주를 판매하는 업자들도 대박을 만났다.
아일랜드의 킬케니 맥주를 수입, 판매하는 삿포로맥주는 지난 10,11일 이틀간 30리터들이 8백64통을 긴급히 비행기로 실어 날랐다.
아일랜드 팬들이 자국팀을 응원하면서 본바닥 맥주를 고집해서였다.
여행운수업계도 때 아닌 재미를 보고 있다.
독일-카메룬 시합이 치러진 지난 11일 동일본철도는 시즈오카에 한 밤중 신칸세 열차를 8회나 정차시켜 6천여명의 외국인승객을 이동시켰다.
경기장 주변에 숙박시설이 태부족해 생긴 떡이었지만 월드컵이 아니었다면 꿈도 못꿀 "대박"이었다.
월드컵 대회로 장사에 타격을 받는 업종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시합을 보기 위해 일본 팬들이 바깥 나들이를 외면, 매출이 평균 20% 정도씩 감소한 해외관광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달아오른 월드컵 열기와 바람이 지갑을 열어 젖히고, 경제에 힘찬 활기를 되찾아 줄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일본인은 거의 없다.
도쿄=양승득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