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자, 채권단대출 지연 '냉가슴'..설비자금 확보 차질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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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비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수탁가공생산)사업을 시작한 동부전자가 은행들의 차관단대출(신디케이티드론) 집행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투자타이밍을 놓칠까봐 애를 끓고 있다.
산업은행 등 11개 채권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은 당초 동부전자가 대출 요청한 설비투자자금 2천6백억원을 지난 4월 말께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이를 5월 말로 미뤘고 지금은 다시 6월 말께로 늦춰진 상태다.
채권은행들은 이 과정에서 동부 계열사들의 증자참여를 요구했다가 철회하고 다시 대출 지연시 예상효과 분석을 요구하는 등 계속 새로운 주문을 내놔 동부전자의 애를 태웠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2천5백억원을 은행에서 차입하려던 동부전자는 9월 말까지 조달할 수 있기를 기대했으나 결국 11월 말에야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대출을 추진할 때마다 메모리반도체인 D램의 현물시세가 하락하는 점도 비메모리회사인 동부전자의 대출지연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D램시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해 은행들이 멈칫했고 올 들어서도 1·4분기까지 급격하게 회복되던 D램 가격이 2·4분기에 다시 악화돼 동부전자의 힘을 뺐다.
동부는 현재 신용장개설 및 장비발주와 관련한 모든 준비를 해놓고 자금인출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월간 웨이퍼(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원판) 5천장 가공능력밖에 갖추지 못한 동부전자는 최소한 2만장 이상이 돼야 본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올 4·4분기 이후 예상되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시가 급하다는 게 동부전자의 입장이다.
동부전자에 대한 자금지원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중국 대만 미국 유럽 등은 전략산업인 반도체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6월 말께면 자금이 나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몇 가지 선행조건이 있었는데 그 조건들을 다 풀어줬다"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