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살인자 벌'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칸 꿀벌이 커피의 수확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미소니언 열대연구소 과학자인 데이비드 루빅은 기존 통념과는 달리 아프리칸 꿀벌이 커피나무의 수분을 도와줌으로써 수확량을 50% 정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커피나무가 자가수정할 수 있는 작물이기 때문에 벌 같은 곤충들이 수확량에 별 차이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아프리칸 꿀벌은 1985년에 파나마에 유입되기 시작, 점차로 번성해 이제 이 지역의 토착종처럼 돼 버렸다. 루빅은 파나마의 커피농장에서 2년 된 커피나무 50종을 골라 절반에는 벌이 오지 못하게 미세한 망을 씌우고, 나머지 반에는 벌이 올 수 있게 망을 제거한 다음 양쪽의 수확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벌에 노출된 커피나무들은 망을 씌운 커피나무들에 비해 열매 수가 49% 가량 많고, 열매 크기가 7% 정도 컸다. 루빅은 아프리카 꿀벌이 중남미로 이주한 후 이 지역 커피 생산량이 실제로 늘어났다면서 꿀벌의 생산증대효과는 실제 세계 커피생산량 통계를 통해 입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 가나, 케냐, 카메룬,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40년간 커피경작지가 2-4배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 생산량이 20-30% 감소했다면서 심한 벌목과 토지 개간으로 벌의 서식지를 파괴한 탓이라고 그는 말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