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위기로 치닫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이 미국의 본격적인 중재로 평화적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7일 파키스탄이 인도의 무인 첩보기를 격추하고 국경을 사이에 둔 교전으로 양쪽에서 모두 민간인 8명이 숨지는 등 군사적 긴장은 계속됐다. 파키스탄 방문을 마치고 인도로 날아간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와 회담한 뒤 양국이 서로 전쟁을 피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긴장이 "약간 완화됐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특사는 그러나 핵무기 보유국인 양국이 아직도 카슈미르 통제선을 넘어 인도를 공격하는 파키스탄 소재 이슬람 무장 민병대를 소탕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방안에 관해서는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국에서 (카슈미르 지방의 국경선인) 통제선을 넘어 인도를 침범하는 행위를 감시하는 방식에 관해 논의했지만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 함께 카슈미르 통제선을 순찰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파키스탄은국제감시단을 배치하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이 인도령 카슈미르에 침투하는 이슬람 민병대들이 `상당히' 줄었다면서 이같은 침투행위가 완전히 중단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슈미르 지방에 대한 인도의 통치에 반대하는 이슬람 민병대들도 7일 파키스탄 정부가 이미 지난 1월 자신들에게 훈련캠프를 떠나라는 통보를 했으며 캠프들은 현재 폐쇄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의 중재가 계속되고 있는 사이에도 양국의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계속됐다. 파키스탄 전투기들은 7일 밤 11시(현지시간)께 인도의 무인 첩보기를 격추했고 이 비행기는 파키스탄 라호르시(市) 남쪽 라자 장 마을에 떨어졌다고 파키스탄 공군이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 대변인인 라시드 퀘레시 소장은 이 첩보기 사건은 인도가 국제규범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하면서 "파키스탄은 긴장 완화를 바라지만 인도의 침략이 시작된다면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육군은 카슈미르 지방 나키알과 하지라 지역에서 인도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5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으며 인도 경찰은 파키스탄의 박격포공격으로 통제선 근처 잘라스 지역에서 민간인 3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한편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슬람 과격 무장 세력의 인도령 카슈미르 침범을 영구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인도 외무부가 7일 발표했다. 니루파마 라오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샤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에게 그같이 뜻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우리는 그같은 월경 침공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한 파키스탄측의 구체적 조치가 앞으로 수일내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는 카슈미르를 파키스탄령과 인도령으로 가르는 사실상의 국경인 통제선을 침범, 인도 주민들을 살해해온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을 파키스탄이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뉴델리.워싱턴 AFP.AP=연합뉴스)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