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구 '피버노바'는 없어서 못팔고, 마스코트 '아트모', 공식주제가 '붐'(boom) 음반은 재고가 남아돌고... FIFA로부터 공인받은 2002 한.일 월드컵의 상징들이 월드컵 기간 인기도가 확연히 엇갈려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공식 마스코트인 외계인 '아트모'는 판매초기부터 정감있는 인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린이들이 외면, 아트모 캐릭터 상품의 판매가 극히 저조하다. 월드컵 공식 판매화 대행사인 코오롱 TNS는 이들 마스코트를 이용해 만든 인형등 관련상품은 재고량이 40%에 이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영업관리팀장 박노식(39)씨는 어린이들의 외면에 더해 "상품을 받아 판매하려는 업체들에게 결제조건이 까다롭고, 해당 업체들의 자금력이 달려 상품이 주고객층인 어린이들의 눈에 쉽게 띌 만큼 많이 시장에 나가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사용료로 매출액의 12%를 FIFA에 내야 해 가격이 비싼 것도 판매부진에 한 몫을 한다. 지난달 29일 월드컵 개막식 때 곡을 부른 가수 아나스타샤가 참여하지 못해 구설수에 올랐던 월드컵 공식 주제가 '붐(boom)'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붉은 악마'의 응원곡이 인터넷과 무료배포를 통해 일파만파로 번지며 축구열풍을 타고 있는 반면, '붐(boom)'이 포함된 FIFA월드컵 인터내셔널 음반은 "월드컵 분위기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주요 레코드점 인기순위에서 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음반매장 직원 배상규(28)씨는 "지난 98년 월드컵 주제가였던 리키마틴의 '라코파 데라비다'가 인기절정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아나스타샤의 곡은 월드컵 특유의 신나는 분위기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며 "젊은층의 반응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아트모'의 재고가 남아돌고, 월드컵 공식주제가가 안 불려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는 없어서 못 팔 지경으로 인기폭발이다. 공인구를 제조 판매하는 ㈜아디다스 홍보부 문미경(28)씨는 "지난해 12월, 98년프랑스 월드컵 공인구 판매량의 3배인 5만개를 주문해 각 대리점에 제공했는데 20일만에 동이 나 버렸다"며 "이후 더 많은 제품을 들여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피버노바가 한 사람이 하루에 3개밖에 만들지 못하는 수공예품이라 물품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아디다스 대리점을 운영하는 성윤기(40)씨는 "정품 피버노바건 연습구건 물건이 없어 못 판다"고 아쉬워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