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익씨엔씨의 최윤(47) 회장은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무한한 능력을 가졌다고 얘기한다. 평소에는 도저히 들 수 없는 무거운 물건을 불이 나서 긴급히 옮겨야 할 때는 자기도 모르게 번쩍 들어 옮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인도 이와같은 긴급한 상황에선 평소의 힘으로서는 결코 실행할 수 없던 일을 뜻밖에 해낸다고 설명한다. 현재 금융기기분야에서 선두그룹에 오른 윤익씨엔씨도 이런 긴급한 상황을 맞은 적이 있었다. 이른바 IMF가 터지자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온 장비를 높은 환율로 갚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당시 환차손이 약 10억원에 달했다. 한참 설비투자를 하고 있던 중에 10억원이란 피해를 보자 난감하기 이를데 없었다. 이때 대부분의 기업들은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쇄했다. 그러나 윤익씨엔씨는 오히려 반대 전략을 썼다. 그동안 마련한 유보자금으로 더 과감한 투자를 벌였다. 경기 이천 신둔면에 정보통신기기 공장을 세우고 ADSL모뎀 CATV 케이블모뎀 수표독취기 등을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서울 역삼동에 지하 5층 지상 18층의 대규모사옥도 건설했다. 누구나 몸사리는 불경기에 이같이 과감한 투자를 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최 회장은 남들과 판단이 달랐다. 기업이란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IMF라는 긴급한 상황에서 한계를 넘어선 도전으로 국내 중소형 수표독취기분야에서 90%의 시장 점유율을 올리게 됐다. 그의 판단은 맞아떨어졌다. 금융분야의 정보기술수요가 급격히 늘어난데다 벤처붐이 일어나면서 테헤란로에 지어놓은 윤익씨엔씨 사옥도 단숨에 임대가 됐다. 최 회장은 이때부터 회사의 경영전략을 "한계에 도전하자"라고 정했다. 그래서 현재도 윤익씨엔씨의 1백67명의 사원들은 현재의 위치에 결코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한계를 높여가는 전략으로 시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덕분에 하나로통신에 ADSL 1백70억원어치를 수주받은데 이어 중국진출을 위해 베이징에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기술개발분야에 과감하게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종업원 1백67명중 기술직 사원이 1백27명이란 것만 봐도 기술에 어느정도 투자를 하는지 짐작이 간다. 이같은 투자의 결실로 윤익씨엔씨는 그동안 금융자동화기기분야에서 약 20여종의 전산기기를 국산화했다. 특히 인터넷환경에서 시내외전화는 물론 국제전화 무선통신전화까지 가능한 게이트웨이를 자체 개발해 이미 지트컴으로부터 30만대를 수주받기도 했다.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윤익씨엔씨는 지난해 4백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윤익씨엔씨는 앞으로도 더욱 높은 한계를 향해 도전하는 기업이 될 전망이다. (02)6230-2000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