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컵을 어느 나라가 차지하느냐 못지 않게 팬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최고의 무대에서 누가 "별중의 별"로 탄생할 것인가다. 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의 중심에는 세계최고의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이 버티고 있다. 비록 허벅지 부상으로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는 뛰지 못하게 됐지만 그가 세계축구의 "지존"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물흐르듯 거침없는 드리블과 송곳처럼 정확한 스루패스는 그의 전매특허다. 여기에 과감한 돌파력과 폭발적인 슛팅력은 물론 스타들이 즐비한 프랑스팀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카리스마까지 겸비했다. 지난해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도 옮기면서 받은 이적료 6천6백20만달러(약 831억원)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최고기록이다. 98년과 2000년 국제축구연맹(FIFA)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올해 유럽챔피언스리그 레버쿠젠과의 결승에서는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팀에 통산 9번째 우승컵을 선사,최고에 걸맞는 활약을 보였다. 프랑스에 지단이 있다면 포르투갈엔 루이스 피구가 있다. 지단과 같은 팀(레알 마드리드)에 나이까지 같은 피구는 지단에 의해 깨어지기 전까지 세계최고의 이적료(5천6백10만달러)를 기록했던 선수."중원의 제왕"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포르투갈 공격의 시작과 끝은 모두 그의 발끝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육상선수 출신답게 상대수비 2~3명은 순식간에 따돌리는 폭발적인 돌파력이 일품이다. 지난해 포르투갈 선수로는 처음으로 FIF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브라질의 호나우두는 무너진 "삼바축구"의 자존심을 되살려 줄 구세주다. 펠레가 일찌감치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던 호나우두는 월드컵 예선에서는 부상으로 전혀 활약을 못했지만 본선을 앞두고 100% 회복,첫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특히 "프랑스와 결승에서 만나 지난대회때의 패배를 설욕하고 우승하는 것만이 내가 할일"이라며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다. 신이 내린 드리블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환상적인 드리블과 폭발적인 돌파력은 누구도 흉내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는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골게터.94미국,98프랑스에 이어 3회연속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바티스투타는 기라성같은 스타들이 즐비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10시즌 연속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할 정돌 가공할 득점포를 자랑한다. 월드컵 본선에서 9골을 기록중인 그는 독일의 게르트 뮐러가 갖고 있는 월드컵 최다골(14골)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3개대회 연속 해트트릭도 노리고 있다. 그는 94년 그리이스전과 98년 자메이카전에서 각각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은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희망이다. 폭발적인 파워와 순간적인 돌파력,대포알 같은 슈팅은 발군이며 특히 문전에서의 침착함은 나이(23세)를 무색케 한다. 특히 지난 98프랑스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수비수 3명을 순식간에 따돌리고 터뜨린 대포알슛에서 그의 진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독일과의 유럽지역 예선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5-1의 대승을 이끌어 독일국민들을 경악케 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한국과의 평가전에서도 오언은 1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들 외에 스페인의 "젊은 사자" 라울 곤잘레스,이탈리아의 필리포 인자기등도 언제든 "한건"을 터뜨릴 수 있는 주목할 인물들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