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전문기자의 '유통 나들목'] 후발 홈쇼핑社의 태생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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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신규 허가를 받아 사업을 시작한 일부 TV홈쇼핑 업체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 비리에 연루된 타이거풀스는 보유 중인 우리홈쇼핑 주식을 다른 회사에 팔아넘긴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승인증을 교부받은 후 3년 동안 신규 홈쇼핑업체의 지분 변동을 금지한 허가규정을 피해 은밀한 주식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수산TV의 경우에도 한때 최대 주주인 하림이 보유 지분 일부를 다른 업체에 넘겼다가 방송위원회가 이 사실을 감지,경고를 내렸다는 풍문이 나돌았다.
농수산TV는 요즘 채널 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농수산물만 파는 회사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이란 해석이다.
시계 바늘을 1년여 전으로 돌리면 이같은 잡음들은 이미 다 예견됐던 일이다.
당시 방송위가 만든 채점 기준을 보면 1천점 만점 중 무려 7백80점을 수치화가 불가능한 비계량분야에 할애,자의적 판단이 끼어들 소지가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컨소시엄 구성 내용도 점수에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L백화점 컨소시엄은 무려 4백개가 넘는 업체로 구성됐다.
결국 무분별한 짝짓기는 타이거풀스와 같은 변칙 지분 거래를 낳는 모태가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방송위는 뻔히 예측되는 이런 사태를 막을 아무런 방책이 없음을 스스로 고백했다.
방송위를 주축으로 한 심사위원회가 압도적 점수를 줘 1등으로 뽑은 농수산TV는 탄생과 존립 근거인 농수산물에 매달리다가는 경영이 어려울 지경이다.
이 역시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하루 24시간 방송 가운데 19시간을 1차식품 판매로 기업을 유지하는 홈쇼핑업체는 지구상에 없기 때문이다.
방송위가 TV홈쇼핑을 관장하는 주역에서 손을 떼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TV는 도구일 뿐 홈쇼핑의 본질은 '유통'인 까닭이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