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오는 7월부터 토요일에 문을 닫게 되면 증권사 투신사 보험사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들도 자동적으로 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금융기관인 은행이 영업을 하지 않으면 제2금융권은 자금조달 및 운용수단이 사실상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콜시장은 물론 채권시장도 자연스럽게 휴장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론 기업들도 자금조달 및 운용에 애로를 겪을 수 밖에 없어 토요휴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융회사중 통화금융기관은 은행이다. 통화금융기관은 자기앞수표나 당좌수표를 발행할 수 있지만 증권사 등 제2금융권(비통화금융기관)은 수표를 발행할 수 없다. 따라서 은행이 문을 닫은 상태에서 제2금융권이 영업을 하려면 미리 상당한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은행수표를 사용하지 않고도 고객의 지급요구에 응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급금액이 적어 현금이 남을 경우 돈을 굴릴 수 있는 수단이 없어진다. 토요일에 예금을 받아도 걱정이다. 제2금융기관들은 하루 영업을 끝내고 남는 자금을 은행에 예치한다. 그런데 은행이 쉬게 되면 예금을 고스란히 '금고'에 쌓아놓아야 한다. 고객들에겐 이자를 지급하면서 자신들은 수익을 올리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토요일에 어음이나 수표가 제시될 경우는 더욱 난감하다. 은행은 물론 금융결제원도 쉬기 때문에 어음·수표 교환이 불가능해진다. 콜시장과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큰 손'인 은행이 쉬면 콜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다. 채권시장의 경우 증권사들이 거래에 참여할 수 있지만 자금결제기관인 은행이 문을 닫음으로써 역시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제2금융기관들도 이런 점을 인식,'주5일 근무제'를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상호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은 내부적으로 한창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1월에 전국 1백2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5일근무제에 찬성의견이 반대보다 훨씬 많았다"며 "조만간 사장단회의를 열어 주5일근무제 시행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는 금융산업노조 소속이어서 주5일제 근무를 실시하지만 개별 조합은 가입돼 있지 않아 의견을 모으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조만간 내부 검토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와 투신사는 증시가 토요일 쉬고 있어 당장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해도 부담이 덜하다. 카드사의 경우엔 은행계 카드사인 비씨 국민 외환카드는 7월부터 주5일근무를 실시할 전망이다. 이들 3개 회사는 오는 6월10일 합동 대의원대회를 개최,주5일근무제 실시여부를 결론지을 계획이다. 하영춘·최철규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