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서 찾는 지혜]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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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忘坐坐忘行
산행망좌좌망행
歇馬松陰聽水聲
헐마송음청수성
後我幾人先我去
후아기인선아거
各歸其止又何爭
각귀기지우하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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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가다보면 쉬는 걸 잊고 쉬다보면 갈 줄을 모르는데/소나무 그늘에 말 쉬게 하고 강물 소리를 듣네/뒤에 오던 몇사람이 나를 따라 앞섰으나/제각기 제 길 가니 그 무슨 상관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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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宣祖)때 학자 송익필(宋翼弼)이 읊은 '산행(山行)'이다.
제1,2구에는 나귀 등에 몸을 싣고 산중 오솔길을 가다 쉬다 하며 정취를 즐기는 유한(幽閑)함이 담겨 있다.
그러나 제3,4구에는 자못 심오한 인생철학이 펼쳐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리네 한 평생 누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앞에서 끌어당기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어쩌자고 그리도 초조하게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일까.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