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우량기업이 되려면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고유의 경영철학은 물론 성장과 생존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성장전략이 필요합니다.여기에 더 나은 회사를 지향하는 바람직한 지배구조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22일 오후 4시 서울대 제2공학관 강의실. 2백여명의 학생들이 강의실을 꽉메운 가운데 '지식기반사회의 기업경영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시작한 최태원 SK㈜ 회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이날 강의는 최 회장이 SK의 경영기법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 회장은 우량기업의 조건으로 △고유의 경영철학 △성장전략 △바람직한 지배구조 등 세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SK의 경영시스템인 SKMS와 수펙스(SUPEX)2000을 SK의 고유경영철학으로 소개했다. 성장전략으로는 △무형자산의 활용 △고객가치 창출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 △성과보상체계의 확립 등을 거론했다. 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능력있는 이사회가 장기 성장전략을 이끌고 CEO의 경영활동에 도움을 줘야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강의가 끝난 후 학생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학기말에 있을 프리젠테이션 진행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서울대 공대 겸임교수로 발령을 받고 매주 수요일마다 강의를 해오고 있다. 정식 수강생은 산업기술정책대학원 소속 석·박사과정생 30여명. 그러나 최 회장의 강의를 들으려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몰려 강의실은 항상 만원이다. SK관계자는 "학생들이 대기업 회장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데다 경영현장의 생생한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최 회장도 바쁜 시간을 쪼개 강의 준비를 꼼꼼하게 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