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표 사업자인 타이거풀스(대표 송재빈.구속)가 15대와 16대 국회에 걸쳐 문광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치권에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월드컵 지원을 위해 체육복표를 도입하자는 움직임은 1998년 중반께 당시 박세직(朴世直) 월드컵조직위원장과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나, 정부 여당의 반대로 정부입법이 무산되자 98년 11월6일 박세직 의원 등 의원 55인의 발의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 법안은 98년 12월 14일 국회 문광위에 상정돼 소위 심의를 거쳐 99년 8월 4일 참석의원 15명중 찬성 14명, 반대 1명으로 통과됐다. 민주당 정책위 권시형 전문위원은 "타이거풀스가 처음 그 문제를 당에 들고 온 것은 98년 중반이었고, 박 전 의원과 정 의원이 체육복표 사업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건의를 했다"며 "그러나 우리 당은 여당이 할 일이 아니라며 거부했고, 정부입법이 안되니까 99년에 의원입법으로 법안이 통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99년 8월 문광위 속기록은 의원들중 유일하게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이 반대하고,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었던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도 "사행심 조장"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비의혹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후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대다수 의원들은 로비받은 사실을 부인했다. 민주당 정범구(鄭範九) 의원은 "타이거풀스로부터 작년에 300만원, 올해 1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고, 모두 영수증 처리를 정상적으로 했다"고 해명했고, 재선의 정동채(鄭東采) 의원은 "3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고 영수증 처리했다"고 밝혔다. 법안통과 당시 소위원장으로 체육복표 사업의 민간 위탁을 주장했던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원안이 그렇게 올라와서 그런 것이고, 장관이 민간 위탁을 반대한 것은 체육진흥공단에서 (사업을) 쥐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고, 타이거풀스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협(李協) 의원은 "당시 그 문제는 주로 법안심사 소위에 맡겼기 때문에 소위에서 결정난대로 따랐을 것이고, 그래서 문광위 전체회의에서도 별 문제없이 통과시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 전 의원은 "복표사업 법안 통과를 우리가 한 것은 사실이지만 금품이나 골프 등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며 "박세직 정몽준 의원 등이 축구열풍을 불러일으키고 경기장 짓는데 지원하기 위해서 통과시켜 달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며, 법안통과는 여당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그러나 "송재빈같은 사람들이 법안 제출후 의원회관으로 두어번 찾아와서 체육복표 사업이 유럽에서 축구열풍을 일으킨다고 설득했다"며 개별적인 설득 작업이 있었음을 밝혔다. 한나라당 강용식(康容植) 전 의원도 "업체가 로비했다기 보다는 공동여당이 (사업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얘기했다"며 "소위 심의과정에서 로비의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이거풀스 사업설명회 주선과 관련해 거명된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설명회를 주선한게 아니라 전주에 월드컵을 유치하려는데 경기장 지을 돈이 없어서 전북 의원들이 모두 관심을 갖던 차에 그런 기회가 있어서 들어봤지만 타당성이 없어서 폐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