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이 연기된 가운데 11일 텔아비브에서 대규모 평화 촉구 시위가 벌어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대(對)팔레스타인 강경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대인과 아랍계 이스라엘인 6만여 명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 영토점령을 중단하라"는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와 깃발을 든 채 평화를 촉구하는 대규모시위를 벌였다. 암살된 이츠하크 라빈 전(前) 총리을 이름을 딴 라빈 광장에서 열린 이번 평화시위는 지난 2000년 9월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가 일어난 이래 이스라엘내에서벌어진 최대 규모의 집회이다. 평화시위를 조직한 `피스 나우(Peace Now)'는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이스라엘군이 완전철수하고 아랍국가들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라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평화 중재안을 샤론 정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집회에 참석한 이스라엘 주요 야당인 메레츠당의 지도자인 요시 사리드는 "평화시위에 수많은 이스라엘 시민이 참석한 것은 이스라엘 내에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샤론 총리는 이제 군사작전에 대한 국민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연정에 동참하고 있는 노동당 출신 국회의장인 아브라함 부르그도 집회에서, 노동당은 대부분 우파로 구성된 연정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집트와 시리아, 사우디 정상들도 이날 샤름 엘-셰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아랍국가들은 모든 형태의 폭력을 반대하고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비냐민 벤 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고위 보안 관계자들은 지난 10일오후 회담을 갖고 자살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를 대대적으로 공격하는대신 특정 목표물을 상대로 제한적 군사작전을 펴기로 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 보안 관계자들은 가자지구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의 내용이 너무 많이노출됐기 때문에 공격이 연기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언론들은 미국측의압력으로 샤론 정부가 군사작전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오는 13일 브뤼셀에서 회담을 갖고 키프로스로 추방당한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13명의 처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구엘 모라티노스 EU 중동특사는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과 면담한 뒤 "무장대원들의 키프로스 체류가 연장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들은 망명한 국가에서 죄수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을 받아들일용의가 있음을 밝힌 상태이다. (텔아비브 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