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지분매각 입찰과 관련, 삼성은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지만 금융계열사를 통해 입찰에는 참여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이 유력해 보인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국내 그룹중 가장 자금여유가 많은 삼성을 KT입찰 참가 1순위로 꼽았었다. 기업당 많으면 1조5천억원이나 소요되는 이번 KT 지분매각 입찰에 참여할 만한 기업은 현실적으로 삼성 SK LG 등 3개 그룹에 불과하다. 이들 그룹은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계획이 서 있지 않다"며 입찰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면서도 상대 그룹의 입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그룹은 KT 민영화 이후의 재계판도를 예상하면서 지분매입경쟁 참여 여부를 저울질해 왔다.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남의 사업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경영권문제에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처럼 질서가 엄격한 그룹에서 회장의 발언에 대해 실무선에서 회장의 발언을 뒤집는듯한 인상까지 주는 해명을 한 것은 참여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외국인주주들이 많은데다 최근의 기업설명회에서 입찰에 참여치 않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실제로도 참여치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이 금융계열사를 통해서라도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가장 큰 거래업체인 KT측의 요청을 무시하기 어려웠던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와 KT는 SK LG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도 삼성의 참여가 아쉬운 입장이다. 남은 문제는 삼성을 포함한 이들 대그룹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지분입찰에 뛰어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전략적 투자가에 배정된 15%는 이번 총 매각물량 28.37%의 절반을 넘는다. 금액으로는 3조원 가량에 달해 대기업그룹들이 적극적으로 매입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물량을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소화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