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의 기존 경영진이 속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회사 재기를 도모하면서 이전 '오너'들이 실질적으로 회사와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워크아웃기업의 '초빙 회장'들은 채권단의 요구에도 불구, 자리보전에 매달려 기업구조조정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6일 금융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워크아웃 기업가운데 신호제지 이순국 회장, 갑을 박창호 회장, 동국무역 백문현 회장이 최근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들은 모두 부실화 이전부터 회사경영을 맡아온 대주주들이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회장과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나뉘어졌던 회사경영이 전문경영진 체제로 집중되면서 기업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채권단은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정상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뒤떨어졌던 곳"이라며 "정상화의 효율을 높이려는 채권단의 요구를 과거 경영진이 수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워크아웃기업인 새한에선 대표이사 회장이 채권단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퇴진하지 않고 있어 대조적인 상황이다. 새한의 김영태 회장(전 산업은행 총재)은 "구미공장 매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채권단의 요구가 있었으나 퇴진을 거부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본인이 용퇴해야 채권단에 도움이 되는데 (퇴진을 않고 있어)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허원순.박해영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