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2)는 연간 50여개가 열리는 PGA 투어 대회 가운데 한차례 우승을 거뒀을 뿐이지만 위상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신분 변화는 당분간 투어 카드 유지를 놓고 마음 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 미국 플로리다의 엄청난 더위 속에 팽팽한 긴장감을 6일 동안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PGA 퀄리파잉스쿨은 이제 잊어도 좋다. 이번 우승으로 2004년까지 투어 카드를 보장받았고 투어 대회 우승자에 대한 각종 예우로 대회 출전 기회와 조건이 좋아져 '투어 카드 10년 유지'의 목표 달성도한결 수월해졌다. 투어 대회 챔피언은 각종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비행기 이용 등 이동 수단에서 특혜를 받는데다 티오프 시간 등에서도 주최측의 배려가 있어 성적을 내는데 훨씬 유리하다. 무엇보다 상금이 많아 컷오프만 통과해도 거금이 들어오는 대규모 대회나 성적에 관계없이 수입이 따르는 이벤트 대회 초청이 많아진다. 예컨대 당장 내년 초 PGA 투어 대회 챔피언만 모아 치르는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런저런 지원에 따라 투어 경비는 줄고 광고 계약을 원하는 업체도 많아져 최경주의 수입은 더욱 늘어나 '부익부' 현상에 시동을 건 꼴이다. 한편 계약사들에게 우승 보너스를 약속받아 우승상금을 능가하는 가욋돈까지 만지게 된 최경주는 앞으로 수십억대 광고 출연도 예상돼 스포츠 재벌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