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으로부터 금감원 조사무마 명목으로 진씨 돈 5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1일 검찰에 출두했다. 하늘색 셔츠에 자주색 넥타이를 맨 권 전고문은 이날 오전 9시55분께 검정색 에쿠우스 승용차를 타고 변호인인 조승형 전 의원을 비롯, 전갑길.윤철상.조재환.이훈평.박양수 의원 등 동교동계 의원들과 함께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 전고문은 미리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민주당 당료 5∼6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청사 로비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비교적 여유있는 표정으로 5분 정도 포즈를 취했다. 뒤이어 "돈을 받은 것이 사실이냐"며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쳤지만 권 전고문은"나는 진승현씨를 알지도 본 적도 없고 돈을 받은 적도 없다"며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권 전고문은 그러나 "김 전 차장이 내게 돈을 줬다고 검찰이 밝힌 시점(작년 7월) 그가 나를 찾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주려고 온 것이 아니라 최규선씨에 대해 여러가지 안좋은 소문이 돌아 보고를 하려고 온 것"이라고 밝혀 일순간 청사 로비가 웅성거렸다. "무슨 내용을 보고 받았느냐"며 구체적 내용을 캐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권 전고문은 "나중에 다 알게 될 것"이라고만 답한 뒤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조사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권 전고문은 조사실로 바로 직행하지 않고 청사 10층의 박영관 특수1부 부장검사실에 들러 20여분간 환담했지만 함께 따라온 의원들도 합석, 부장검사와의 독대는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환담을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던 권 전고문은 기자들이 "김 전 차장으로 부터 어떤 보고를 받았느냐"고 묻자 "최규선이 됨됨이가 좋지 않으니 가까이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짧게 대답하고 검찰 직원의 안내를 받아 11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검찰도 박 부장검사가 미리 문앞에 나와 권 전고문을 방으로 안내했으며 통상적인 녹차나 커피가 아니고 쌍화차를 제공하는 등 예우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권 전고문을 수행했던 민주당 당료 한명은 "고문님이 얼마나 깨끗한 분인데 돈을 받겠느냐. 이 모든 것은 도둑놈들이 고문님을 팔고 다닌 것에 불과하다"며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검찰청사에는 100명 안팎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으며 방송중계차10여대가 생중계하는 등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