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4.삼성전자)와 최경주(32.슈페리어).두 말할 것도 없이 두 선수는 미국 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간판 남녀선수다. 두 선수 가운데 지금까지는 박세리가 더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인식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98년부터 현재까지 미 LPGA 투어에서 14승을 올리며 세계적 선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박세리의 상금은 1백62만여달러로 최경주의 8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많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달라질 듯하다. 승수는 몰라도, 상금면에서는 최경주가 처음으로 박세리를 능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들어 30일 현재까지 최경주가 미 PGA투어 11개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45만3천6백81달러(약 5억9천만원). 반면 박세리는 미 LPGA투어 4개 대회에서 21만1천7백16달러(약 2억8천만원)를 획득했다. 각 투어 상금랭킹에서는 박세리가 4위, 최경주가 51위이지만 액수면에서는 최경주가 2배 이상 앞서 있다. 물론 출전 대회 수에서 차이가 나고 앞으로 많은 대회가 남아 있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렇지만 투어 5년차로서 미국 무대에 완전히 적응한 박세리보다는 투어 3년차로서 적응도를 점점 높여 가고 있는 최경주가 가능성이 더 크다. 또 대회 상금액수도 남자가 여자에 비해 3배 정도 많은 점이 최경주에게 유리한 요소다. 양 투어의 대회 수를 비교해 보아도 박세리가 불리하다. 올해 LPGA투어는 약 30개 대회가 열리는 반면 PGA투어는 45개 가량 치러진다. 박세리가 지난해(5승)처럼 승승장구할 경우 최경주의 상금액을 추월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올들어 '톱10'에 3차례나 들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최경주가 대회마다 20위권에 오르며 차곡차곡 상금을 쌓아갈 경우 한국 남자골퍼로는 처음으로 '시즌상금 1백만달러 돌파'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럴 경우 박세리보다 더 많은 상금을 탈 가능성이 많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