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4일동안 87포인트나 추락했다. 이처럼 단기 하락골이 워낙 깊어 각종 지지선들도 잇달아 무너지고 있다. 지난 25일 종합주가지수가 단기 추세선인 2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더니 29일엔 중기 추세선인 60일선(844.37)도 밑돌았다. 주가가 5일선 20일선 60일선을 동시에 밑돌기는 지난해 9월27일 이후 7개월여 만이다. 60일선은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지수대(840∼850)와 겹친다는 점에서 이번 하락장에서 투자심리를 급속히 냉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술적 분석이 당분간 의미를 갖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요 추세선이 붕괴된 만큼 차트를 통한 시장 예측이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미국 증시도 지난주말 지지선(다우 10,000선,나스닥 1,700선)을 밑돈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예상되지만 반등 탄력은 강하지 못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지선은 일단 붕괴되면 시장이 반등세로 돌아설 때 저항선으로 바뀐다. 현금화를 위한 매물도 적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이달들어 증권사들이 위탁증거금률을 대폭 낮춰 외상으로 매입 가능한 주식규모가 커졌다. 현재 추산되는 미수금 규모는 1조3천억원대로 이 물량은 향후 시장이 반등을 시도할 때 매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우증권 김정환 연구위원은 "올들어 조정이 두차례 나타났지만 기간이 1주일씩으로 짧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2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 증시의 움직임과 미수금 규모를 감안해 시장 참여를 신중히 저울질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