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25
수정2006.04.02 13:27
TV홈쇼핑이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성장촉진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연간 매출이 5억원을 밑돌던 연수기 업체가 홈쇼핑에 납품하기 시작한 지 3년 만에 매출 1백억원대 우량기업으로 발돋움했는가 하면 매출 10억원대의 건강용품업체는 매년 2배에 가까운 고성장을 거듭,지난해 4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종래 좋은 제품을 개발해놓고도 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해 고전했던 중소기업들이 홈쇼핑을 통해 판로를 개척한 결과다.
연수기 생산업체인 그린월드 그린워터(대표 김동복)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까지 매출이 4억원에 머물렀고 98년 초엔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 위기에 몰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해 7월 LG홈쇼핑에 '아이리스'란 이름의 연수기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매출은 98년 15억원에서 99년 30억원,2001년 1백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의 2배인 2백억원.
건강용품 업체 한일의료기(대표 손상호)도 비슷한 경우다.
80년대에 설립된 이 회사는 96년까지 매출 10억원선을 넘지 못하다가 97년 홈쇼핑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4백억원.
이 회사 이은애 이사는 "97년부터 4년간 LG홈쇼핑에,2001년부터 CJ39쇼핑에 납품하면서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며 "주력상품인 '황제보료 좋은 아침'이 인기를 얻으면서 성수기에는 백화점에 물량을 제때 대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아망떼' 브랜드로 잘 알려진 침구업체 평안(대표 오희택)도 홈쇼핑을 통해 성장한 케이스.
95년 매출이 50억원선에 머물던 이 업체는 96년부터 LG홈쇼핑에 납품하기 시작했고 96년 80억원,97년 1백20억원으로 매출이 성큼성큼 뛰어 2001년에는 매출 3백8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목표는 4백50억원이다.
이 회사 황효수 상무는 "LG홈쇼핑을 통한 매출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며 "홈쇼핑을 통해 빛을 보게 되자 경쟁사들보다 앞서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회사 구조를 온라인 쇼핑에 맞게 개편했다"고 말했다.
정수기 제조업체인 제일아쿠아(대표 김금재)는 지난해까지 한 달 매출이 2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부터 우리홈쇼핑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월평균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을 대폭 늘려잡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30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는 3배 이상으로 증가,1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빵기업체 카이젤(대표 김상도)도 홈쇼핑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6년부터 간헐적으로 LG홈쇼핑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그런데 LG홈쇼핑은 생활패턴 변화로 제빵기가 인기를 끌 것으로 판단,종래 월 1회에 불과했던 제빵기 방송 횟수를 월 6회로 늘렸다.
이에 따라 카이젤의 제빵기 판매가 8∼9배로 급증했고 올해 1·4분기 매출은 1년 전의 2배가 넘는 1백8억원에 달했다.
TV홈쇼핑은 이제 중소기업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유통 채널로 부상했다.
이은애 한일의료기 이사는 "중소기업이 홈쇼핑에 납품하게 되면 일단 활로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홈쇼핑과 백화점의 인기 상품은 다르다"면서 "가격을 크게 낮춘 보급형 상품 등 홈쇼핑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성공의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