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차투표에서 극우 국민전선(FN)에 이어 3위로 밀려나는 치욕을 겪은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가 24일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했다. 국무회의에서 조스팽 총리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지난 5년 동안 좌.우파 동거정부를 함께 이끌어온 상대방의 노고를 치하했다. 조스팽 총리는 당초 다음달 5일의대선 2차투표 실시 이튿날 전 각료들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다. 장-잭 케란 의회담당 장관은 이날 마지막 국무회의가 "감동으로 가득찼다"고 말했다. 케란 장관은 조스팽 총리가 지난 5년간 내각이 이룩한 성과에 답례한 뒤 각료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표하면서 "나라에 잘 봉사했다"고 치하했다고 전했다. 케란 장관은 또 조스팽 총리가 또 5년간 자신과 함께 동거정부를 이끌어온 시라크 대통령에게 예의바르고 성실한 태도로 내각을 이끌어 준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덧붙였다. 조스팽 총리는 지난 21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 장-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에 밀려 2차 투표 진출이 무산되자 즉각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1차 투표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달 5일 결선투표에서 시라크 대통령과 맞붙을 것이 확실시 됐었다. 그러나 조스팽 총리는 노동 일수단축, 유로화 도입 그리고 실업률 하락 등 일련의 개혁 정책에도 불구하고 투표자들의 마음을 붙드는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개인적 카리스마와 계보, `부패적' 정치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프랑스 정계에서 비교적 새로운 인물로, 개혁을 주도해온 합리주의자인 프랑스 좌파의 한 거목은 결국 낙향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프랑스에서는 정치인의 정계 활동 경력이 20-30년을 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특정사안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정계를 완전 은퇴하는 일은 흔치 않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