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종대표주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는 종목들이 계속 강세를 보이는 '니프티-피프티(nifty-fifty)' 장세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니프티-피프티'란 말 그대로 '멋진 50종목'이란 뜻. 1969년부터 1973년까지 미국 뉴욕증시에서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일부 대형주들이 나머지 종목들과는 차별화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경험에서 유래됐다. 소수의 '멋진' 대표주만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는 장세가 열리고 있다. 증시에서 투신 등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커지는 기관화 장세의 시작과 그에 따른 우량주의 수급 불균형이 그 배경이다. 외국인의 시가총액 점유 비중이 37% 가량 되지만 투신 등 국내기관으로의 자금유입은 이제 초기 단계여서 앞으로 기관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기관들로선 유입되는 자금을 실적이 뒷받침되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우선 배분할 수밖에 없어 업종대표주의 상승흐름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兆)단위의 뭉칫돈을 운용하는 연기금도 저금리 기조의 정착으로 주식비율을 늘릴 수밖에 없어 우선적으로 주식물량이 많은 우량 업종대표주들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 '멋진' 종목은 어떤 종목인가 ='멋진' 종목은 한 마디로 이익의 증가율이 높은 종목이다. 우량한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어 이익이 큰 변동 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종목이다. 우선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1분기에 2조1천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2000년 3분기의 사상 최고실적을 넘어섰다. LG전자도 1분기 4조6천9백78억원의 매출로 분기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3천6백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성장주로 인식되기 시작한 유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신세계의 매출과 경상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2%와 63% 이상 증가한 것을 비롯 LG홈쇼핑과 CJ39쇼핑 등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자랑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삼성SDI 삼성전기 등 연초 이후 장을 주도한 종목들도 증권사들이 추정하고 있는 EPS증가율 ROE(자기자본수익률) 등이 각종 지표 순위의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은 앞으로 1∼2년간 증시를 주도할 '멋진' 종목으로 삼성전자 SK텔레콤 포스코 현대차 국민은행 유한양행 금강고려 신세계 제일기획 삼성화재 농심 LG홈쇼핑 등을 꼽았다. ◆ 투자전략 =개인들은 일단 종목을 선택한 뒤 시장에서 눈을 떼는게 좋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권고다. 니프티-피트티는 다른 말로 원디시전(one-decision) 종목이다. 즉 어떤 종목을 살지를 한 번만 결정하면 되는 종목들이다. 이후로는 무조건 장기보유다. 개인들로서는 이해는 쉽지만 선뜻 실천하기엔 어려운 전략이다. 장기보유를 다짐했다면 고가주를 부담스러워해서는 안된다. "40만원이 넘은 삼성전자를 30주만 사려고 해도 1천만원이 넘는데 어떻게…"하며 망설이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업종대표주 2∼3가지로 보유종목을 압축하는게 수익률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연초 이후 지난 23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27.7% 올랐다. 이에 비해 연초에도 30만원이 넘었던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8.6%나 올랐다. 지난해 주가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우려가 많았던 신세계와 현대차도 올들어서는 각각 39.8%와 87.7% 상승하면서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월등히 앞섰다. 고가 우량주의 장기보유가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종목 선정이나 장기보유에 자신이 없다면 아예 간접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한 전략이다. 대한투신의 '갤롭코리아블루칩바스켓펀드'나 굿모닝투신의 '업종1등주식펀드' 등 최근에 나온 상품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 대형 기관들도 대부분 주가가 오르는 우량 대형주에 투자전략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