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대한 하이닉스반도체 메모리부문 매각협상이 순탄치 않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매각협상을 독려하고 있지만 채권단 실무자들과 주주들은 매각의 득이 없다며 반대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론도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급해야 하는 주식이 늘어나자 부담을 느끼고 도시바와 별도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매각의 불가피성을 강조함으로써 마이크론의 입장이 강화돼 오히려 협상이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있다. ◇ 채권단내 매각 회의론 =하이닉스 매각시 실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별로 없다는게 채권단의 고민이다. 채권단은 38억달러의 매각대금중 5억달러 가량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 미국법인 차입금 10억달러를 우선 상환하고 주식매수청구권에 약 1조4천억원(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들어간다. 또 △향후 우발채무에 대비해 에스크로 계좌에 묶어둬야 하는 돈이 5억달러 △손해배상청구등에 대비해 잔존법인에 유보해야 하는 자금이 5억달러 △상거래채권정리 1.5억달러 △신규대출헤지비용 1.5억달러 등 을 빼고 나면 5억달러밖에 남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지난연말 차입금 6조2천억원 대비 채권회수율이 10.5%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하이닉스 추가지원을 거부했던 은행들의 채권상환에 적용하기 위해 아더앤더슨사가 산출했던 청산가치율 25.4%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또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메모리부문 물적분할을 검토했으나 법적인 논란의 가능성이 있어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 한빛은행 동원증권 등 채권금융기관들은 하이닉스 대손충당금을 높이면서 매각에 대한 준비도 늦추지 않고 있다. ◇ 마이크론도 대안모색 =마이크론은 한국 정부의 강력한 매각의지에 기대를 걸고 헐값에 사들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다리다 보면 하이닉스를 인수할 수 있고 협상이 결렬돼도 최소한 하이닉스의 입지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을 계산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하이닉스 매각협상 결렬에 대한 대안으로 도시바의 D램 사업전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지난연말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도시바의 도미니언 공장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었다. 도시바와의 협상이 성사되면 하이닉스와의 협상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게 된다. 또 3월중 40달러에 육박하던 마이크론 주가가 30달러대로 떨어져 지급해야 하는 주식수가 그만큼 늘어나는 점도 마이크론에는 부담이다. ◇ 하이닉스는 독자적인 투자나서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번 2.4분기중 핵심장비인 스캐너를 구입하는 등 총 3억달러(약 4천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스캐너 4대와 관련장비를 이달내에 도입키로 했으며 오는 7월말까지 추가로 스캐너 5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후 4∼5대를 추가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성택.하영춘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