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약품업계 한국시장서 '해피'..성기능등 삶의 질 관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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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드럭 메이커,해피 인 코리아"
해피메이커(Happy Maker) 또는 해피드럭(Happy Drug)을 생산.판매하는 외국계 제약회사들에게 행복을 주는 시장은 어디일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단연 한국시장이 그들의 "해피메이커"다.
해피드럭이란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된 전문의약품.
현재 해피드럭을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외국계 제약회사는 화이자(비아그라:발기부전 치료제),와이어스(프레마린:여성 호르몬 대체요법제,이팩사:우울증 치료제),로슈(제니칼:비만 치료제),MSD(프로페시아:탈모증 치료제) 등이다.
이들 제약사들이 한국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꾸준한 시장확대를 통해 매출이 크게 신장된데다 향후 시장전망 역시 매우 밝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성 호르몬 대체요법제 업계의 글로벌 리더인 와이어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국와이어스(주)가 지난 90년 프레마린을 판매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여성호르몬제 시장규모는 미미했으며 폐경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하지만 중년여성들의 건강중요성이 강조되고 인구의 노령화 현상이 시작되자 와이어스 본사는 한국의 호르몬 대체요법 시장이 급속히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전세계 지사 중 유일하게 한국와이어스에만 마케팅 비용을 지원했다.
한국와이어스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한국에서 여권신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중년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누리기 위해 적극적이라는 점을 간파했다"고 말했다.
한국와이어스는 또 99년부터 대한폐경학회와 함께 매년 11월을 "폐경여성의 달"로 선포했다.
본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는 중년여성을 위한 뉴스레터 "행복한 여성"을 발간하고 있다.
한국와이어스의 항우울제인 이팩사도 행복한 케이스다.
최근 들어 우울증이 각종 스트레스 등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전체인구 중 15%정도가 한번쯤 겪을만큼 흔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의 항우울제 시장은 지난 98년부터 해마다 10~1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와이어스는 올해 전세계 이팩사 매출신장률이 60%를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대만과 함께 한국시장의 성장성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아그라로 유명한 화이자도 한국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2월 화이자가 1천2백명의 한국인을 비롯,전세계 28개국 2만6천명의 40세 이상,80세 미만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이를 잘 말해준다.
한국에서는 설문 대상자의 약90%가 "성생활이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응답해 조사대상 국가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99년 10월부터 비아그라를 판매하고 있는 한국화이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1백92억9천5백만원으로 전년대비 61.04%에 달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해피드럭 메이커들이 한국시장에서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발기부전을 비롯한 우울증이나 폐경기 증후군 등의 질환을 앓는 잠재고객들이 이들 약품을 이용할 때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는 주의를 소홀히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밀수나 불법유통을 통한 구입,유사 의약품 구입이 늘어나고 있다.
외국계 해피드럭 메이커들이 유일하게 갖는 고민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