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재테크 환경이 변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자금 흐름에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올들어 재테크 자금을 일반적으로 끌어들였던 주식시장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대내외 불안요인으로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혼합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순수 주식투자용 고객예탁금의 증가세는 예전만 못하다. 또 하나의 자금유입축이었던 부동산 시장도 정책당국의 강도 높은 안정화 대책으로 인해 주식시장보다 자금유입 속도가 둔화되는 추세가 역력하다. 부동산시장 내부적으로는 주택시장에서 전원주택 후보지역 등 재료가 있는 토지시장을 중심으로 자금이동이 빨라지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대신에 자금조달 여건이 급속히 호전됨에 따라 기업으로의 자금유입세는 빨라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신용위험이 줄어들고 회사채 수급사정이 개선되면서 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격차도 크게 좁혀지고 있는 상태다. 최우량 기업의 경우 지난 2월말까지만 하더라도 국고채와 금리차가 0.9%포인트에 달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0.68%포인트까지 좁혀지고 있다. 현재 기업들이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회사채 덤핑현상까지 우려된다. 이번주에도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증시는 대내외적으로 새로운 모멘텀이 제공되지 않는 한 현 국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주에 발표될 예정된 올 1.4분기 미국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도 정책기조가 '중립' 혹은 '긴축'으로 선회될 가능성이 높다. 사정은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속에 조만간 정책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시중자금의 급속한 퇴장(hoarding)까지 예상되는 시점이다. 현재 부채규모를 감안할 때 일반가계들이 현금을 미리 확보해 두지 않을 경우 급속한 부실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1천3백20원대 후반대에서 무기력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국내외환시장은 이번주에도 이같은 국면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엔화 환율이 1백30엔대 초반으로 하락되는 것은 원화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외국인자금의 역송금 증가 등 상승요인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