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임업을 첨단 산업화 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경북 경산시 용성면에서 동아임장을 경영하는 함번웅 사장(59)은 이미 세계적으로 식물 다양성의 확보가 국책사업으로 진행될 정도로 임업이 첨단산업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이같은 추세에 따라 임업에 더욱 많이 투자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함 사장의 지론이다. 함 사장은 지난 80년초까지만 해도 건설업체를 경영했다. 당시 오일쇼크로 원자재 값이 많이 올라 시장조사를 하다가 자원을 직접 생산하는 임업이 앞으로 성장산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임업에 뛰어들었다. 20여년 동안 산에서 땀을 흘린 결과 이제는 50만평 규모의 임장과 1백10여종류 50만주의 나무를 가진 독림가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는 연간 3백여명이 찾아와 임업을 배우고 있다. 현재 동아임장에 있는 나무 가격만 해도 1백억원대를 족히 넘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 동아임장의 주요 수입원은 일반 나무와 특용수,산나물 등.인건비를 제외하고도 연간 수입이 1억원대에 이른다. 나무의 특성상 세월이 갈수록 수입이 계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키워진 나무는 대구월드컵구장과 부산아시안게임경기장 등 전국적으로 심어졌다. 수액 등을 채취할 수 있는 자작나무와 물박달나무 등 특용수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량을 보유하고 있다. 동아임장의 목표는 놀리고 있는 산림을 활용할 수 있는 모범 산림 구역으로 만드는 것.산지를 공원화하고 인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함 사장은 70년대 이후 지속돼 온 단순 식목정책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수림과 특용수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림가로 일해오면서 가장 기뻤던 일과 관련,그는 멸종 위기의 희귀목인 흑개나무와 딱총나무 등을 수집,번식시킨 것을 손꼽았다. 흑개나무에서는 간 해독제가,딱총나무에서는 골다공증치료제가 생산된다. 앞으로 동아임장을 산지 소득 증대에 쓰일 수 있도록 임학대학으로 바꾸거나 관련된 분야에 기증할 계획이다. 함 사장은 "처음 임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관련 자료가 없고 한국적인 토양에서 비교우위를 갖는 품종도 파악되지 않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지금은 많은 자료가 축적된 상태라며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