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당면한 환경재앙을 막아 낼 해법을 산에서 찾자는 의미에서 유엔이 올해를 '세계 산의 해'로 정했습니다.이런 기회에 우리 산을 더욱 푸르고 울창하게 가꿔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도록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 나갈 계획입니다" 황인성 '세계 산의 해' 추진위원장(76·금호그룹 고문)은 세계적으로 산림훼손이 가속화되면서 삶의 터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말하고 온 인류가 힘을 합쳐 산림을 지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 표면의 3분의 1이 산입니다.세계인구의 10%가 산에 살고 있고 무려 30억명의 인구가 산에서 마실 물을 얻고 있습니다" 그는 산은 다양한 생명체의 모태이자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제공해 주는 소중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류는 산의 소중함을 잃어버린 채 매년 우리나라 면적의 1.7배에 해당하는 1천7백만㏊를 마구 파헤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반도는 특히 국토의 65%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때문에 수천년동안 산과 더불어 살아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산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산림녹화에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 있지만 독일 등 산림부국에 비하면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지적한 그는 지금부터 제대로 가꾸고 지켜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 1월17일 출범한 '세계 산의 해' 추진위원회는 현재 황 위원장을 비롯한 15명의 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산의 해 행사가 1회용이나 전시용으로 끝나지 않고 장차 산림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해놓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우선 식목일을 기해 열리는 '세계 산의 해' 기념식에서 산림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가치관을 담은 '산림헌장'을 선포할 예정입니다.또 산의 가치와 소중함을 기리기 위해 10월중 하루를 택해 '산의 날'로 지정할 계획입니다" 황 위원장은 이밖에도 숲속음악회 산악자전거대회 청소년생태탐방 등 산의 중요성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산림문화행사를 연중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 산의 해'가 국제적인 차원의 활동을 목표로 제정된 만큼 산림보호를 위한 국제연대에도 관심을 기울여 세계 여러 나라들과 한마음으로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 산의 해'를 계기로 산림정책에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털어논 그는 "산을 가꾸는것은 바로 미래를 가꾸는 것"이라며 "산림정책도 현재보다는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푸른 산은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또 한두사람의 노력만으로 산을 푸르게 가꿀 수는 없습니다" 산이야말로 전 인류가 공동의 목표를 정하고 합심해서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한 그는 산림훼손으로 인한 엄청난 재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지구촌 차원의 다양한 노력들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산은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잘 가꾸고 지킬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성껏 가꾸게 되면 경제적 가치는 2배 이상 증진되고 공익적 기능은 3배까지 증가한다고 소개한 그는 수십년에서 수백년간 가꿔온 소중한 산림이 산불로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가장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70년대 한창 산림녹화사업이 펼쳐질 때 전북지사로 재직하면서 직접 일선에서 진두지휘를 했던 그는 민둥산에 나무를 한그루 한그루 심어나가면서 큰 보람을 느꼈고 그때부터 산림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80년대 농림수산부 장관시절에는 내무부에서 관장하던 산림행정을 농림부로 이관시켜 산림을 보다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한 주춧돌을 마련하기도 했다. 산을 좋아해 아침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자택 인근에 있는 수리산에 오른다는 황 위원장은 "산은 오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는 신비스런 존재"라며 산 예찬론을 펼쳤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