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강보합권에서 붙박이 장세를 펼치며 1,330원대에 턱걸이했다. 최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없는 철저한 박스권 장세의 연장선상이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원 오른 1,33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개장초 달러/엔 환율의 133엔대 등정, 외국인 주식순매도 지속 등이 1,330원대로 진입을 유도했으나 이 레벨에서는 적극적으로 전자업체 등의 네고물량 출회가 이뤄졌다. 이와 함께 1,329원선에서는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 저가매수 등이 하락을 제한했다. 달러/엔이 장중 급반락했음에도 불구,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가 심리적으로 달러매도를 주춤이게 하는 등 수급이나 재료 모두 상하로 상충된 요인이 버티고 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엔의 장중 등락을 약간 반영하면서 1,332원은 지지되는 흐름을 보인 끝에 1,332.50/1,333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2원 높은 1,331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업체 네고물량이 출회되면서 9시 40분이후 1,330원 밑으로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점진적으로 레벨을 낮춰 거의 1,329원선에서 붙박이 장세를 펼쳤으며 11시 24분경 1,329.40원을 저점으로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 네고물량이 나왔으나 아래쪽에서는 결제수요가 버티고 달러/엔이 빠져도 외국인 주식순매도로 인해 버티기가 이뤄지고 있다"며 "레벨에 대한 부담으로 추격매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간 거래에서 어느 쪽으로 포지션이 몰리느냐에 따라 다소간의 변동이 예상될 뿐 오후에도 1,329∼1,331원에서 주로 움직일 것"이라며 "펀더멘털은 아직 반영하기 어려운 것 같고 수급에 따라 변동성이 축소된 채 지리한 횡보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대부분 거래자들이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들고 있어 달러/엔이 빠져도 쉽게 밀리지 않고 있다"며 "월초라 네고물량 공급이 썩 많지 않아 수요가 다소 앞서고 있고 외국인이 계속 주식을 팔면서 달러매수를 고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대부분 삼성전자에 치중돼 있어 역송금수요가 예상보다 적을 경우, 네고물량 공급과 함께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급하게 처분하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며 "달러되팔기(롱스탑)에 걸리면 1,327원까지 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개장초 통화당국자들의 발언으로 상승세를 타며 한때 133.12엔까지 올라섰으나 은행권의 차익매물 출회로 급반락했으며 낮 12시 현재 132.45엔을 기록중이다. 급반락 과정에서 달러/원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전쟁 위기고조와 지난달 회계연도를 끝낸 일본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예상과 달리 본격화되지 않자 달러 약세심리가 확산, 132.71엔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전날에 이어 대규모 매도공세에 나서 낮 12시 현재 1,409억원, 코스닥시장에서도 189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환율 반락을 제한하고 있는 요인.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