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이 '글로벌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는 이달 미국 공장 건설에 착수하는데 이어 하반기에는 중국과 유럽 현지공장 설립 계획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기아차를 포함해 현재 3백만대 규모인 연간 생산능력을 2005년 4백만대,2010년 5백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려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글로벌 톱 5)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앨라배마 선정 배경=현대차는 그동안 오하이오 조지아 앨라배마 켄터키 등을 놓고 부대시설과 주 정부의 지원책 등을 저울질한 끝에 지난달 앨라배마와 켄터키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몽고메리시와 켄터키주 글렌데일시가 최종 경쟁하면서 켄터키주는 막판에 1억2천만달러 이상의 유인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그러나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엔진공장이 앨라배마시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입지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지난 2000년 9월 정몽구 회장이 미국 공장 건설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지 1년6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해외 현지공장 설립 본격화=현대차는 이달 중순 미국 공장 기공식에 들어가는 한편 올 하반기에는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중국 베이징 근교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자동차(北京汽車工業控股有限責任公司)와 합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상반기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 공장에서 2005년 20만대,2010년 50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할 방침이다. 기아차도 최근 중국 둥펑자동차 및 위에다 그룹과 합자계약을 맺고 2004년까지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10년에는 생산규모를 50만대까지 늘려 현대차와 함께 중국에서 총 1백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을 겨냥해 내놓는 월드카 등을 생산할 유럽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또 현재 10만대 선인 인도 첸나이 공장도 생산 규모를 5월까지 15만대,2005년까지 20만대로 늘리고 서아시아 중동 유럽으로의 수출 물량도 확대해 아시아·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톱 5' 진입을 위한 전략=현대차는 생산규모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07년까지 세계 10위권의 품질을 달성하고 2005년까지 부품 모듈화율을 36%까지 높여 생산성을 30% 가량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 북미시장에 EF쏘나타 등 중형 승용차와 고급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유럽시장에는 라비타 겟츠,개도국 시장에는 국가별 시장여건에 맞게 보급형 세단 등을 투입하는 등 권역별로 전략차종을 차별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는 한편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도 추진하기로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