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건물의 내부 인테리어만큼이나 "외부 조건"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아파트 같은 주거공간을 위해 주변에 여러 가지 조형물을 설치해 자연미를 돋우는 것이 좋은 예다. 건물 한쪽 벽에 자연석을 설치하거나 조그만 산책 코스를 만들어 "아파트 가치"를 높인다. 한일환경디자인은 아파트와 관련된 조경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지난 1985년 개인회사로 출발해 1994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초창기엔 수목,옹벽 건립 등 단순한 조경업무를 맡았지만 1998년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제2의 창업을 맞았다. 창업주(이철환씨)의 아들인 이희종 씨가 CEO가 되면서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해 지난해엔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일반적으로 조경업체라 하면 조그만 사무실 하나 달랑 있는 회사를 떠올린다"며 "이같은 영세 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기술로 무장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벤처기업으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독창적인 기술 개발에 매달린 끝에 지난 1999년 "산벽"이라는 자연벽을 내놓아 특허 획득에 성공했다. "산벽"은 아파트와 같은 대형 건물의 벽면에 자연석을 쌓아올린 것을 말한다. 돌 사이에 나무를 심어 마치 자연의 산 속에 들어온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재활용이 가능한 자연소재를 활용했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회사측은 시멘트로 밋밋하게 마감하는 것보다 훨씬 따뜻한 이미지를 줘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호응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실제로 서울 신림동의 한 아파트는 분양가가 이웃 아파트보다 2천만원 정도 낮았지만 "산벽" 덕분에 지금은 시세가 비슷해져 아파트 조합에서 감사 인사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 회사가 "산벽"으로 올린 매출액은 6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했다. 한일환경디자인은 산벽 시공을 통해 지난해 서울시 조경상 설계 및 시공부문에서 동상을 받았다. 한일환경디자인은 올 한해 건설 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오는 5월께 코스닥위원회에 코스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CEO는 2세 경영인=이희종(31) 대표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997년 부친의 사업을 물려받았다. 1년간의 견습기간을 거쳐 1998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ISO-9002인증을 받는 등 영세한 조경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최첨단 회사로 변모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객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수주를 따내는 등 "발로 뛰는 CEO"를 추구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가 관건=매출의 절반 이상을 "산벽"에 의존하고 있어 사업 아이템을 다양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와 관련 회사측은 "다음달 조경 전문가를 영입해 수직 조경 연구소를 만들어 새로운 개념의 조경 방식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파트를 주 시공대상으로 하는 만큼 건설 경기가 악화되면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것이 단점이다. 따라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등 다양한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 삼성물산 SK건설 대림건설 등 대형 건설회사에 국한된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것도 요구된다. (02)353-1321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 < 회사개요 > 설립=1985년 3월 업종=조경업 자본금=10억원 매출액(2001년)=1백30억원 순이익=15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