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1일 이미 장악중인 라말라에서 팔레스타인 병사들에 대한 공격과 가택수색을 계속했다. 이와 함께 탱크와 불도저 등을 앞세운 이스라엘군은 예루살렘 인근 베들레헴을 비롯한 도시들을 점령하는 등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베이트 잘라에서 반전 시위를 벌이던 외국인들에게 발포, 외국인 6명과 팔레스타인인 1명이 부상했다. 서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인의 차량을이용 자살폭탄 테러가 또다시 발생했으나 이스라엘 주민 3명이 부상하는데 그쳤다. 아랍권에서는 수만명이 시위를 벌이는 등 반(反) 이스라엘 및 반미 여론이 더욱 고조됐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둘러싸고 상대방에 대한 비난공세에 더욱 열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이슬람회의기구(OIC)는 `전면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유엔에 개입을 촉구했고,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 ◇이스라엘 공세 강화 = 탱크를 앞세운 이스라엘군은 이날 해가 뜨자마자 베들레헴에 진입, 예수의 탄생지인 성탄교회 앞 500m까지 접근했으며 인근의 알-카데르,베이트 잘라, 그리고 요르단강 서안의 다른 도시인 칼킬야, 툴카렘 등을 잇따라 점령했다. 이스라엘군은 특히 베이트 잘라에서 팔레스타인에 동조하는 시위를 벌이던 외국인들에게 발포, 영국.미국.호주.일본.프랑스인 등 외국인 6명과 팔레스타인인 1명이 다쳤다. 부상자중 프랑스 여성과 다른 외국인 1명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인 보호를 위한 국제 시민운동'의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 탱크 1대가 약 100명의 시위대를 막아섰으며 곧이어 이스라엘 병사들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점령한 베이트 잘라에 통행금지령을 내린 뒤 베들레헴을 잘 관측할수 있는 건물들을 접수했다. 이스라엘군은 베들레헴에 진입한지 수시간 만에 철수했으나 목격자들은 40여 대의 탱크와 장갑차가 베들레헴 북부의 경계지역에 진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4일째 묶여 있는 라말라에서는 수십차례의 폭발음이 들리고 간헐적인 총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테러 용의자들을 검거하기 위한 가택수색 작업을 실시했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는 10살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현지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6번째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 발생 = 이날 밤 서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인 1명이 차량을 이용해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 본인은 죽고 검문 경찰관 등 이스라엘인 3명을 다치게 했다. 베들레헴 출신의 라미 슈아미(23)로 신원이 확인된 이 자살폭탄범은 이날 서예루살렘과 동예루살렘 경계의 한 도로에 있는 검문소에서 검문을 당하는 순간 폭탄을 터뜨렸다고 이스라엘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지난 6일 동안 6번째로 발생한 이 자살폭탄 테러를 초동 수사한 결과, 테러범이 예루살렘 중앙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기 위해 자신의 몸에 폭발물을 소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제보자는 그가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의해 환전상 살해혐의로 투옥됐으나 지난달 31일 밤 석방됐다고 주장했다. ◇이-팔 상호 비난전 격화 = 비냐민 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은 자위권 차원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청사 내 3층 집무실에 포위된 아라파트 수반을 `완전 고립'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스라엘의 강경자세에 대해 이슬람 국가들은 `전면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중동분쟁에 적극 개입할 것을 유엔에 촉구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회의를 열고 있는 OIC 5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관리들은 이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보호하고 이스라엘에 대해 제재를 취할 것을 유엔 안보리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결의안에서 "이스라엘의 테러행위와 공격이 국제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고 이 지역을 전면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유엔 안보리는 1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2일 오전 1시30분) 중동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유엔 대변인이 발표했다. 한편 한때 이스라엘과의 단교 가능성까지 시사했던 요르단은 이날 대화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하거나 관계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권 반 이스라엘 시위 확산 =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카이로 대학 주변에서는 18개월 전 팔레스타인 봉기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인 약 2만 명의 시위대가 집결, 격렬한 반이스라엘 및 반미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스라엘 대사관으로 행진을 하던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5명이 다치고 10명이 체포됐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국가 최고 최고자인 카다피의 주도로 1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카다피는 연설에서 "리비아의 자원병들이 예루살렘으로 갈 수 있도록 아랍국가들이 국경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구의 절반이 팔레스타인계인 요르단에서는 최소 4건의 시위가 발생했다. 경찰은 요르단 대학 학생 약 500명이 캠퍼스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곤봉을 사용했으며 암만에서 북동쪽으로 27㎞ 떨어진 자르카에서는 약 3천명의 주민이 "이스라엘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밖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는 팔레스타인 의사.간호사 200명을 포함한 1천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시돈 외곽의 에인 엘-힐웨 난민촌에서도 수백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베들레헴.카이로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