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한파로 상당수가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한 일본 기업들이 그동안 노골적으로 금지했던 종업원들의 '겸업'을 눈감아 주거나 인정해 주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태도 변화는 소득감소로 생활고에 몰린 종업원들의 처지를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겸업을 막았던 고용관행의 포기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돼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히타치제작소는 일본내의 3개 반도체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벌이를 인정하는 한시적 조치를 작년 11월 도입했다. 기간은 지난 3월말까지. 이 회사의 조치는 감산으로 작업시간이 하루 약 2시간씩 단축돼 소득이 줄어든 종업원들이 생활고를 겪게 되자 다른 곳에서 벌어 구멍난 살림을 메울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히타치는 이 조치의 연장실시 여부를 반도체 시황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적자 사업부문에 4월부터 워크 셰어(일자리 나누기)를 도입하고 있는 산요전기는 해당 부문 종업원들의 기본급을 최고 20%까지 줄일 방침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