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강타한 최악의 황사로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황사는 올봄에 지속적으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황사 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21일 "이번 황사는 규모가 크고 강도도 센 점으로 미루어 4~5일 가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황사 발원지에서 고온건조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 봄에는 황사가 더욱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생한 황사는 올들어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서울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시간당 최고 1천14㎍/㎥를 기록했다. 이는 평소 농도(60㎍/㎥)의 17배에 달하는 것이며 최근 황사가 가장 심했던 지난 17일(557㎍/㎥)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늘을 누렇게 덮어버린 황사로 서울지역의 가시거리는 2.5km에 불과했다. 철원과 전주는 1.5km,서산 2km,인천.춘천 3km 등의 가시거리를 기록했다. 전국 주요병원의 호흡기내과 이비인후과 등에는 호흡불편과 알레르기성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이날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호흡기내과에는 평소 보다 20명이상 많은 85명의 환자가 찾아와 치료를 받았다. 병원을 찾은 서울 서초동 김모씨(58)는 "어제부터 호흡이 갑자기가빠지기 시작했다"며 "올봄 황사는 특히 심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병원 김영균 호흡기내과 교수는 "황사가 오면 예년의 경우 그 다음날부터 환자가 러시를 이루게 된다"며 "만성 폐색성 폐질환자나 악성 천식환자의 경우 호흡발작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황사 영향으로 고열과 목따가움 근육통 등을 호소하는감기환자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아침 출근길부터 입에 마스크를 하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목겼됐다. 서울 구로동으로 출근하는 신직수(30)씨는 "20일 저녁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해 마스크를 준비했다"며 "마스크를 벗으면 숨쉬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안산으로 출퇴근하는 장지성씨(29)는 "황사 때문에 기온이 떨어져 옷장에 집어넣었던 겨울 코트를 다시 꺼내입었다"며 "심한 모래 바람때문에 눈이 따가운게 가장 고통스럽다"고 전했다.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로 출근한다는 박모씨(45)는 "담배를 많이 피울때 보다 더 목이 아픈 것 같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오후 들어서도 황사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시민들이 아예 외출을 자제,서울의 주요 번화가도 썰렁한 분위기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노약자와 어린이,특히 기관지염과 천식을 앓는 환자들은 옥외활동을 피해야한다"며 "건강한 사람들도 격렬한 옥외할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종호.오상헌 기자 rumba@hankyung.com